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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과 행복의 관계-3년간의 추적조사로 밝혀낸 긍정의 선후관계 미스터리

(본 글은 인문학 전문학술 논문의 내용을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풀어 쓴 것입니다. 학문적 정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일부 내용이 원문의 의도나 철학적 해석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깊이 있는 인문학적 이해를 위해서는 반드시 원문 및 관련 전문가의 저작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과는 무관합니다. 원문 전부는 KCI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I. 낙관성과 행복, 누가 누구를 부를까?

- 낙관성이 행복을 부르는지, 혹은 행복감이 낙관성을 불러오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하는 이야기입니다


행복 연구 분야에서는 흔히 “낙관적인 사람들은 더 행복하게 살 가능성이 높다”라고 여겨왔습니다. 실제로 본 논문은 낙관성과 행복 간의 관계를 “낙관적인 사람이 행복할까, 행복한 사람이 낙관적일까?”라는 물음으로 구체화합니다. 연구자들은 “본 연구는 국내 최초로 종단 자료를 이용하여 낙관성과 행복 간의 쌍방향적 관계를 탐색하였다” (p.95)라고 밝히며, 두 변인 간의 ‘원인-결과’ 방향을 면밀히 검증하고자 합니다. 여기서 ‘낙관성(optimism)’은 “자기조절(self-regulation), 대처방식(coping strategy), 대인관계, 신체적 건강 등 개인 삶의 다양한 영역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 것” (p.95)으로 알려진 심리적 성향입니다. 동시에 행복은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이라 불리며, 삶의 만족도와 정서적 긍정·부정 측면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소개됩니다. 연구자들은 대부분 낙관성의 수준이 높으면 행복감 역시 높다는 점을 확인해왔으나, “행복이 낙관성의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p.95)는 입장에서 쌍방향 인과관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 설계를 시도합니다.


II. 쌍방향 인과관계의 필요성

- 기존에는 일방향으로만 연구된 낙관성과 행복이, 사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도 있음을 논의합니다


심리학 전통에서 행복이라는 요인은 주로 ‘결과 변수’로 간주되었습니다. 낙관성을 독립변인 삼아 행복을 종속변인으로 둘 경우, 마치 낙관성이 행복을 만들어낸다고 단정하기 쉬웠습니다. 그러나 본 논문은 “행복의 긍정성이 다양한 삶의 영역들에 미치는 효과” (p.95)를 고려할 때, 역으로 행복이 낙관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가령 한 사람이 현재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감과 풍부한 긍정 정서를 누린다면, 자연스레 미래에 대해서도 “잘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 쉽다는 논리입니다. 이러한 가설을 밝히기 위해 연구자들은 단순 상관관계 이상의 종단적, 체계적 분석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III. 낙관성과 행복을 어떻게 측정했을까?

- 연구자들은 낙관성과 행복을 특질 수준에서 측정함으로써 인과 방향성을 더 명확하게 파악하고자 합니다


이 논문에서는 낙관성을 ‘미래에 대한 일반적 기대 성향’으로 정의하고, LOT-R(Life Orientation Test-Revised) 척도를 사용했습니다. 예컨대 “불안한 상황에서도 나는 보통 최선의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같은 문항을 포함하여, 전반적인 낙관 수준을 수치화합니다. 행복은 주관적 안녕감(SWB) 지표로 측정하였는데, “삶에 대한 만족도(SWLS)를 7점 척도로 평정하고, 긍정·부정 정서(PANAS)는 5점 척도로 측정하여 표준화 지수로 종합” (참고 p.98-99)하는 방식입니다. 즉, 특정 순간이나 하루가 아닌 ‘평소 전반적 만족감과 긍정·부정 정서를 얼마나 자주 느끼는가’를 평가함으로써, 특질 수준의 행복감을 살피는 것입니다.


IV. 3년에 걸친 종단연구, 그리고 교차지연분석

- 시간차를 두고 같은 사람을 반복 측정하여, 누가 누구에게 먼저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봅니다


연구는 서울 소재 대학교 학생들(N=270)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1년 간격으로 총 3차례에 걸쳐 낙관성과 행복을 반복 측정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자기회귀교차지연모형(Autoregressive Cross-Lagged Model; ACLM)을 통해 종단 자료에서 낙관성과 행복 간 인과관계를 체계적으로 확인했다” (p.103)고 보고합니다. 이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1차 시점의 낙관성이 2차 시점의 행복을 예측하는지, 그리고 1차 시점의 행복이 2차 시점의 낙관성을 예측하는지를 동시에 계산해보는 것입니다. 특히, 본 연구는 세 시점(1차→2차, 2차→3차)을 반복 측정함으로써 인과 방향이 일관되게 나타나는지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V. “낙관성은 행복을 부른다”라는 방향성의 확인

- 자료 분석 결과, 이전 시점의 낙관성이 이후 시점의 행복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분석 결과에서 연구자들은 “이전 시점의 낙관성은 이후 시점의 행복을 정적으로 예측하였으나, 이전 시점의 행복은 이후 시점의 낙관성을 예측하지 못하였다”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즉, 낙관성이 행복의 선행 변인임이 실증적으로 검증되었다” (p.95)고 결론지었습니다. 특히 주관적 안녕감을 구성하는 하위 요인인 삶의 만족도, 긍정 정서, 부정 정서 각각에 대해 동일하게 검증했을 때도, “낙관성이 높을수록 이후 삶에 대한 만족도와 긍정 정서가 유의미하게 높아지고, 부정 정서는 낮아지는 경향” (참고 p.104~105)이 일관되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자들은 이처럼 일반적 기대 성향이 장기적 행복 경험에 선행한다는 점을 두 번(1차→2차, 2차→3차) 반복해 확인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VI. 행복이 낙관성을 부른다는 가설은 어떠했나?

- 행복이 먼저 높아지면 낙관성도 덩달아 올라간다는 가능성은, 이번 연구에서 통계적으로 지지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자들은 “행복이 낙관성의 선행 변인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p.95)는 논리적·이론적 근거를 제시했으나, 이번 연구의 통계분석 결과에서는 그 방향성이 거의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교차지연회귀 계수에서 이전 시점의 행복이 이후 시점의 낙관성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극히 예외적으로 약한 경향성이 일부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결론을 바꿀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저자들은 “본 연구가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비교적 젊은 대학생 집단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기에, 중·장년층 이상의 장기간 추적연구에서도 같은 결론이 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라는 제한점을 명시합니다.


VII. 실천적 함의와 제한점

- 낙관성 개입 프로그램을 통해 행복도를 더 높일 수 있는가, 그리고 연구 기간과 대상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합니다


본 논문은 전반적으로 “낙관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주관적 안녕감 역시 높아지는 경향”을 재확인한 동시에, 한국인 일반 집단(대학생)을 대상으로도 이 결과가 유의하게 검증되었다는 의의를 갖습니다. 이는 과거 중대한 질병이나 수술을 경험한 환자 집단 위주였던 낙관성·행복 연구와 달리, 일반인이 낙관성을 기를 경우에도 행복 증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다만 “인위적 조작으로 향상된 낙관성이 실제 행복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본 연구만으로는 명확히 결론짓기 어렵다” (p.109)고 밝히고 있듯, 낙관성 증진 개입 혹은 장기적 실험 연구를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제한점도 제시됩니다. 그럼에도 본 연구는 “낙관성이 행복의 원인인지, 행복이 낙관성의 원인인지”라는 오래된 물음에 한 발 더 근접한 경험적 답변을 제시했다는 의의를 지닙니다.


[독자의 평가와 일독을 권하는 이유]


이 논문은 일상에서 자주 등장하는 “과연 더 낙관적인 사람이 더 행복한가, 아니면 행복한 사람이 낙관적인가?”라는 궁금증에 명쾌한 답을 제시해줍니다. 더 나아가 종단연구라는 까다로운 방식으로 자료를 모으고, 교차지연분석을 적용함으로써 ‘낙관성이 행복을 부른다’라는 결과를 반복 확인합니다. 그 과정에서 행복을 독립변수로 삼아 낙관성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는 새로운 시도도 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방향을 열어두고도, 마침내 낙관성 쪽 방향성이 더욱 뚜렷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삶의 긍정적 기대를 높이면 삶의 만족도나 정서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는, 개인의 심리적 성장과 일상 행복 증진에 매우 유용한 통찰을 줍니다.


(본 글은 [최종안, 이민하, 최인철, 최은수 "낙관적인 사람이 행복할까, 행복한 사람이 낙관적일까?: 낙관성과 행복 간 인과관계 탐색" 한국심리학회지: 사회및성격 30.3 pp.95-114 (2016), KCI 우수등재]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인문학적 개념의 이해와 해석을 위해서는 반드시 원 논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전문적인 학술 논의를 대체할 수 없으며,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다양한 문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학술적·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 신념과는 무관합니다. 원문 전부는 KCI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https://www.kci.go.kr/kciportal/po/search/poArtiTextSear.kc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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