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후기
목요일, [단숨에 책 리뷰]
첫 번째 책 : <서평 쓰는 법, 독서의 완성>
'읽고 쓰기'. 읽고 쓰기 위해서는 먼저 읽어야 한다. 성인 한 명이 연간 읽은 책 권수가 1권 남짓이라고 한다. 한 권 읽기도 힘든 세상인데 자연히 쓰는 글 편 수가 많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젊은 사람들이 책을 안 읽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책 읽기가 습관이 들지 않았을 뿐이다. 이는 과시형 독서가 김봉진 대표의 ‘책 잘 읽는 방법’이란 책이 인기리에 팔린다는 점으로 증명된다. 세바시 강연 또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유시민의 글부터 은유의 글까지 적극적으로 ‘쓰기’ 활동을 권장하는 책도 굉장히 많이 나오고, 또 많이 팔리고 있다. 지금 소개할 책 <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은 딱 그 중간에 있는 책이다. 읽고 쓰기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하는지를 충실히 소개한다. 왜? 그것이 독서의 완성이니까.
내용은 간단하니 길게 쓰지 않겠다. 서평은 무엇인가,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서평은 어떻게 쓰는가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서평 쓰기에 관해 필수적인 내용은 모두 들어가 있다. 적절하게 예시도 들어가 있어서 적절히 파악하면서 읽기에 좋았다.
대학교 1학년 입학하고 책에 대한 서평을 쓰라는데 서평은 뭔가 싶었다. 독후감의 그럴듯한 말이 아닐까 생각했다. 선배들도 요약 1/3, 자기 생각 2/3을 쓰면 된다고 했다. 독후감과 서평의 아리까리한 그 경계를 알지 못한 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경계를 몸으로 느끼면서 내 나름대로의 서평의 의미를 만들어갔다. 결국 몸으로 느껴지는 건 있되 말로 설명하기는 힘든, 서평은 언제나 나에게 그런 것이었다.
이원석은 그런 1학년의 나를 위해 책을 썼다. 이 책은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한다. 독후감이 정말 자기 자신의 감정을 풀어쓴 글이라면, 서평은 다른 사람을 위해 쓰는 글이다. 조금 더 풀어말하면, 다른 사람이 이 책을 읽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할 때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서평은 기본적으로 남을 위한 글이다. 남의 수고를 덜어줘야 하는, 다분히 공익적인 글이다. 그동안 나는 이 부분을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하고 감상문을 쓰지 않았나 생각한다.
물론, 대학생활을 하고 이래 저래 글을 써보면서 얼추 감을 잡긴 했다. 그렇다 한들 막상 자발적 서평 쓰기를 하려고 하면 막막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언제나 책을 읽고 글을 한편 써야지 마음만 먹었다가 다시 글쓰기 창을 닫았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흰 칸을 띄우면 막연한 느낌에 압박만 받다가 도망치길 반복했다. 이 책은 그런 사람에게도 좋다. 서평을 쓰기 전에 해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서평은 이런 식으로 써야 한다 방법도 알려주고,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한다도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대학교 1학년 때 이 책이 있었다면 비기를 얻은 것 마냥 기뻐하지 않았을까. 짧은 분량에 서평 쓰는 법을 간결하게 담았으니 서평이 아직도 감이 안 잡히는 사람이라면 일독할 만하다. 다치바다 다케시는 <지식의 단련법>에서 좋은 입문서는 쉽게 쓰고, 좋은 참고자료를 많이 소개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서평 쓰는 법을 쉽게 쓰고, 독자가 참고할만한 좋은 서평집도 많이 소개하고 있다. 남은 대학생활을 위해 혹은 앞으로 더 확실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 만원 정도 투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사실 대학교 1학년이 아니더라도 서평 쓰기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약간 아쉬운 점도 있었다. 서평 쓰기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용기를 주는 것 같으면서도 좋은 서평을 쓰려면 다양한 맥락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해 서평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느낌도 들었다. 불현듯 인턴을 하기 위해서 대외활동 경험을 가져가야 한다는 취준생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하지만 전체적인 논지로 봤을 때 일단은 읽었으면 쓰려하고, 쓰다 보면 더 좋은 글이 나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음이 분명하리라. 일단은 뭔갈 해야 다음 액션도 취할 수 있다는 진리에 따라 일단은 써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