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Tasty G 미식

<Tasty G 미식 20> Bridge......

- 지산동 ‘길목식당’ ☞ 닭볶음탕

by Tasty G

<Tasty G 미식 20> Bridge Over Troubled Water


지산동 ‘길목식당’ ☞ 닭볶음탕


지산동 ‘길목식당’ 만큼 단맛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식당은 찾기 어렵다. 일반적인 닭볶음탕은 맵고 담백하거나 짭짤하고 텁텁하다. 식재료의 특성상 그러한 맛이 나기 쉽다. 하지만 길목식당의 닭볶음탕은 단맛을 감칠맛으로 승화시킨 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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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후 첫 아르바이트로 모교(중학교)의 운동장에서 열렸던 대규모 의류 판매 행사장의 야간 경비를 섰다. 간식으로 자주 먹었던 당시에 유명했던 토스트의 맛이 무색할 만큼 밤새도록 추위와의 사투를 벌이고 맞는 새벽은 언제나 따뜻한 국물을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인지 함께 아르바이트했던 친구들과 알바비를 받아서 처음으로 기분을 낸 곳이 길목식당이었다. 어느덧 26년이 흘렀다.


1999년의 길목식당은 말 그대로 조선대학교로 향하는 길목에 있었다. 감자탕에 소주를 “부어라. 마셔라.” 하던 술집이었다. 하지만 음주 문화의 변화로 감자탕은 사라졌고, 닭볶음탕을 곁들인 한 끼 식사가 메인이 된 식당으로 변화에 성공했다.


20대와 30대에 길목식당에서 함께 했던 수많은 인연들은 길목식당처럼 변하지 못했고, 그저 소멸했다. 식당에서 배워야 할 인생사며 겸손이다. 그래서 길목식당의 사장(가족 포함)과의 여전한 인연이 더욱 귀하다.


가파른 물가 상승에도 가격을 올리거나 음식의 양을 줄이지 않았던 사장의 따뜻한 마음을 이제는 딸이 물려받아 지키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언제 가더라도 따듯하게 내어주는 계란부침개가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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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식당의 닭볶음탕 이야기를 더 하자면 우선은 달콤하다. 그런데 달콤하지 않다. 언어로 환원할 수 없지만 혀는 분명히 “달지만 달지 않다.”라고 말한다. 끓이면서 먹는 방식이기에 닭에서 나오는 기름이 닭에 스며든 소스를 코팅하기에 한입 베어물면 닭에 철석같이 달라붙은 소스의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게다가 언제 먹어도 닭의 식감이 촉촉하다. 다소 퍽퍽한 가슴살은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해 세로로 잘게 찢어서 숟가락으로 소스를 퍼서 찢어놓은 살에 골고루 발라 드시기를 권한다. 가로로 찢으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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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이란 누군가와 함께했던 즐거운 식사를 회상하는 일이다. 돈으로 음식은 살 수 있지만 돈으로 즐거운 식사는 살 수 없다. ‘회상할 수 있는 즐거운 식사의 시간’만큼이 진정한 부의 척도다.


그러한 회상을 통해 지금의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에 관해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미식가다!


그리고...

Tasty G 두 번째 이벤트를 실시한다.

선착순으로 댓글을 단 두 분께 길목식당의 닭볶음탕을 대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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