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Tasty G 미식

<Tasty G 미식 5> 골뱅이무침은 MZ다

- 구동 '마돈나', 골뱅이무침

by Tasty G

<Tasty G 미식 5>


골뱅이무침은 MZ다.


- 구동 ‘마돈나’, 골뱅이무침


* 요약: 무침은 고추장, 식초, 설탕이다. 골뱅이는 항상 배고프다. 편견을 걷어내는 마돈나의 골뱅이무침. 사실 골뱅이 통조림무침이다. 힘이 센 진미채와 대파의 변주곡.


한식 중에서 빨갛게 무친 요리의 베이스는 단순하다. 고추장, 식초, 설탕만 있으면 웬만큼의 맛을 낼 수 있다. 설탕 대신 매실청, 사이다, 물엿을 넣어 약간의 변주도 가능하다. 참기름을 조금 넣거나 통깨를 뿌려 멋을 낼 수도 있다.


사실 골뱅이무침은 오이무침, 양파무침, 당근무침 즉 채소무침에 가깝다. 곰탕이나 설렁탕에 들어있는 고기처럼 늘 아쉬운 골뱅이의 양이지만 이에 항의하는 시위를 본 적은 없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군인 한 명에게는 한 끼에 골뱅이 1/4 조각이 배식됐다. 골뱅이무침은 그마저도 한 달에 한 번 군인들의 밥상에 오를까 말까한 메뉴였다.

‘마돈나’의 골뱅이무침은 채소무침이 아닌 골뱅이무침에 가깝다는 점에서 우선 추천한다. 그리고 골뱅이와 함께 무쳐진 채소의 신선함, 입맛 당기는 새콤달콤함을 선사하는 고추장‧식초‧설탕의 훌륭한 비율, 없는 맛도 느끼게 하는 5월 밤의 시원한 바람, 대부분의 사람들이 꼼장어‧똥집‧돼지불고기를 외칠 때 유유히 골뱅이를 외치는 고독한 미식. 이런 것들이 함께 무쳐진 마돈나의 골뱅이무침은 편견으로 쳐진 포장을 조금은 걷어내어 포장마차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건낼 것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골뱅이무침의 정확한 표현은 골뱅이 통조림무침이다. 생골뱅이가 아닌 가공된 골뱅이를 쓰는 것이 우리네 골뱅이무침의 현실이다. 골뱅이를 골뱅이가 아닌 골뱅이 통조림으로 처음 접하는 세태. 세상을 세상이 아닌 ‘세상 통조림(사진, 영상으로 가공된 세상)’으로 처음 접하는 세대. 골뱅이무침과 MZ는 안타깝게도 닮아있다.

광주를 이긴 몇 가지의 서울 음식이 있다. 그중 하나가 골뱅이무침이다. 서울의 골뱅이무침에는 진미채와 대파가 들어간다. 진미채와 대파 모두 다소 아쉬운 골뱅이의 양을 덮으려는 변주였겠으나 ‘캐논과 지그 라장조’ 그리고 ‘파헬벨’을 널리 알린 ‘캐논 변주곡’처럼 진미채와 대파는 광주를 이긴 힘이다.


그리고...

꼭 골뱅이무침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고추장과 설탕으로 버무린 진미채에 어슷 썰거(이때 길이는 5Cm가 적합)나 채로 썬 대파를 함께 먹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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