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림동 ‘아이엠낫얼론’ ☞ 레몬에이드, 얼그레이밀크티, 위스키
<Tasty G 미식 22> 문화가 만들어지는 마당
계림동 ‘아이엠낫얼론’ ☞ 레몬에이드, 얼그레이밀크티, 위스키
정부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광주에는 약 2조 6,700억 원의 사업 예산이 투입되었다. 막대한 예산, 인력, 시간 투입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
대표적인 성과로 꼽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전당)은 어느덧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2015년 개관을 시작으로 난항과 좌초를 반복하던 전당은 이제 조금씩 시민들의 곁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전당 조성에 약 1조 7,300억 원이나 투입됐는데 성과가 너무 늦게 나타나는 것 아니냐.” 라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지적은 문화에 관해 모르는 소리다. 문화의 성질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전당의 개관과 10년의 여정에 오히려 감사할 것이다.
문화학의 관점에서 문화란 ‘사람이 만든 모든 것’이다. 문학의 관점에서 문화란 ‘공동체의 삶의 기록’이며, 철학의 관점에서는 ‘몸과 기호적 구호와 사유의 어우러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문화는 자생적으로 형성되며 예측 불가하다는 특성을 지녔다.
10년 동안 전당과 전당 주변에는 자생적으로 예측하지 못했던 문화가 만들어졌다. 문화창조원 지붕에 돗자리를 펴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전당 정문 분수대 광장에서 스케이트보드와 묘기 자전거를 타는 학생들, 다양한 음식과 차 그리고 음악으로 채워진 동명동 상권! 전당이 낳을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조성되어 이제는 일상의 풍경이 된 푸른길 공원도 마찬가지이다. 폐철도에 공원을 조성하자 동네의 풍경과 주민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소소하지만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예쁜 공간이 즐비하며,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전당과 푸른길 공원 모두 성공적이고 바람직한 문화 사업이다. 마당을 제공하고 또한 잘 관리해서 자생적이고 자유롭게(예측 불가하게) 문화가 형성되도록 했기에 두 사업 모두 성공할 수 있었다.
푸른길 공원의 계림동 구간에 위치한 카페 ‘아이엠낫얼론’ 역시 손님들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가도록 잘 관리된 마당을 제공하는 곳이다. 손님들은 아이엠낫얼론에서 자유롭게 배달 음식을 주문해서 함께 먹는다. 또한 아이엠낫얼론은 대형견 모임이나 반려견 모임 등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있는 곳이다.
아이엠낫얼론의 레몬에이드는 신기한 음료다. 얼음이 녹을수록 더 맛있어지는데 그렇다고 첫맛이 강하지 않다. 첫맛부터 끝맛까지 상쾌한 음료이며 레몬에이드를 다 마신 후 물을 넣어 마셔도 좋다.
얼그레이밀크티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우며 질 좋은 홍차의 맛을 함께 음미해볼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양이 넉넉하고 다소 무거운 질감을 가지고 있기에 허기질 때 카페라떼에 의존했다면 사람이라면 아이엠낫얼론의 얼그레이밀크티를 맛보기 바란다.
칵테일과 맥주 그리고 위스키도 즐길 수 있는데 술을 원한다면 위스키를 추천한다. 사장의 위스키 다루는 솜씨와 손님의 취향을 파악하는 눈썰미가 좋으며 가격 또한 부담스럽지 않다. 또한 부담스럽지 않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아이엠낫얼론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그리고...
‘구름’이가 짖거든 너무 무서워하지 마시라. 구름이도 무서워서 짖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