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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wny Taewon Kim Aug 30. 2020

재택이지만 괜찮아 (1)

코로나가 내게 가르쳐준것

다시 재택모드다. 

8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라 나도 재택근무체제로 전환한지 2주다. 하지만 이번엔 실패하지 않으려한다. 이미 한번 겪었던 생산성 저하 말이다. 

난 엔젤투자자이며 스타트업 팀 엑셀러레이팅을 하고 있다. 

여러 사람을 만나는게 일이고 일하는 장소는 다양하다. 고정적으로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팀이 여럿 있고 각 프로젝트는 나름의 난제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고도의 집중력과 생산성을 유지하는게 매우 중요하고 그에 맞는 생산성 시스템을 갖고 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봄의 코로나 대유행으로 3, 4월 내내 재택모드로 일했다. 불가피하게 만나야 하지 않는 이상, 항상 집에서 일했다. 긴요하지 않은 미팅은 화상회의나 전화로 가능하니, 오히려 이동과 대기시간이 줄어서 더 생산성이 좋으리라 기대했다. 그런데 왠걸. 

 

3, 4월 폭망

독서량에도 뚜렷이 나타나듯 3, 4월엔 극도의 생산성 저하를 보였다. 

독서가 일상의 루틴에 있기 때문에 삶이 궤도에 있는지 알 수 있는 하나의  대리 지표(proxy)다. 정량적으로 보기 전에도 이미 느낌이 있었다.

종일 데스크에 앉아는 있었는데, 막상 돌아보면 일을 그리 많이 하진 못했다.

꼭 해야할 일은 했지만, 멋지거나 위대한 일은 하나도 없다.

활동량도 많지 않은데 저녁때 피곤하긴 똑같다. 아니 더 피곤한 느낌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띈 변화는 배가 나오고 체중이 불었다. 

체중이 불어나니 허리나 관절에 부담도 됐다. 더 답답한건, 모든 활동이 줄어드니 이렇게 느슨하게 살아도 당장 큰 문제가 없다는 점. 그전엔 '해야 할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일, 창의적인 일, 하고 나면 스스로 뿌듯한 일을 많이 했다. 봄 재택 당시엔 일용직 지식근로자 처럼 일했다. 응답하고, 반응하고, 해치우는 성격이 강했다. 


당시 두달 정도 지나 뭐가 잘못되었을까 회고를 했다. 생산성 면의 문제도 보였고 그를 타파하기 위한 결론을 얻었다. 덤으로 더 큰 깨달음도 있었다.

"내가 그동안 생산성 좋았던건 운도 많은거였구나."


다음 글엔 재택 시대에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깨달음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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