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일을 효율적으로 잘 하고 싶은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자꾸 생겨요. 고객이나 팀 동료의 긴급한 요청같은것들인데, 성격상 이걸 우선 대응하다보니 제 목표만큼 일을 하지 못하고 성과가 떨어지거나 효율이 나빠집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토니."
♓ Tony's Point
회사가 초기단계이든, 지식근로자가 초년병이든 종종 발생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혼돈이 일상의 한 부분인데 이걸 없다고 생각하면 해결이 어렵지요. 이번 레터에선 비일상적인 일까지 잘 처리하는 두가지 포인트를 생각해봅니다.
이 글이 필요한 사람
일을 잘하고 싶은데 우선순위가 자꾸 헝클어져 속상한 분
계획과 실행을 잘 하고 싶지만 하다보면 헛짓 같아 포기하고 싶은 분
프로세스의 문제를 좀 더 예민하게 보고 싶은 사람
⏭️ 이 글이 필요 없는 분
매뉴얼대로만 일하면 되는 관료적, 기계적 조직
시간제, 계약직 근로자
⚓ 심층적 내용
사례의 이야기는 회사 주니어들이 종종 겪는 일입니다. 열심이면서 심성 좋은 사람들은 거의 반드시 마주치는 걸림목이죠.
요청 사항에 우선 대응하는게 팀플레이 차원에서도 맞고, 동료와의 관계, 스스로 생각하는 자아상 등과도 부합하지만, 그것 때문에 정교하게 세팅해둔 하루의 계획이 와르르 무너지기도 합니다. 이게 일주일에 몇차례가 되면 주간 성과가 떨어지고, 오버타임을 하면서 스트레스 받든지, 다음 할일들을 추가적으로 미루게 되기도 하죠.
솔루션은 두가지 갈래로 생각해야합니다.
1] 인풋의 양
우선 인풋의 양을 통제해야 합니다. 입구가 활짝 개방되어 있다면, 천하장사도 못버팁니다. 그렇다고, 가드 바싹 올리고 무조건 튕겨내는 것도 해법은 아닙니다.
예기치 못한 일은 크게 두가지 원천에서 비롯됩니다. 회사 외부(고객, 협력사 등) 또는 내부(팀, 동료, 옆부서 등)죠. 우선 이 모든 요청을 100% 받을지, 그리고 꼭 즉시 받을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일의 우선 순위와 긴급도를 따져 꼭 내가 받아야하는지, 당장 해줘야 하는지를 스스로 생각해보고, 필요 시 요청하는 측과도 대화해야합니다. 의외로, 그리 급하지 않은 일도 급하게 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따져보면 급박하지 않은 것도 있거든요. 긴급함을 과대평가해서 우선 순위 치고 들어오는 순간 효율성은 일단 접어둔다고 봐야합니다.
이렇게 걸러내어도 필터를 넘어오는 일들은 있습니다. 아마 제 각각 이유가 있을텐데요. 그래도 최대한 묶어서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파악합니다.
주간 40시간 중 몇 퍼센트가 예기치 못한 일인지 봅니다.
이중 월에 한번, 일년에 몇번 일어나는 특이점 말고,
거의 주별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을 따로 떼어 봅니다.
이 부분은 프로세스에 내재된 급작스러운 일이고 구조를 변경해서 개선 가능할 때가 있습니다. 대체로 정보의 비대칭, 버퍼의 부재, 프로세스 미정비 등의 문제로 발생합니다. 이런 건 여러분이 직접 프로세스를 개선할 아이디어를 찾거나, 어렵다면 동료나 상사랑 의논해서 프로세스를 고쳐야 합니다. 최소한 미리 알려주든, 일이 생겨도 도와줄 시간을 벌어준다는지 방식입니다.
2] 처리 능력
인풋의 양을 통제해도 회사 업무란 예정한 일과 갑자기 생긴 일의 조합으로 이뤄집니다. 이때 중요한건 내 마음가짐입니다.
위의 가늠에 따라 다르지만 업무의 일정 시간 (예컨대 15~20%)은 예기치 못한 일을 하는 시간으로 뗴어둡니다. 그리고 그 일이 발생하면 반갑게 맞아줍니다. '너의 이름은 몰랐지만 올거라 기대하고 있었어.'
바로 이 지점에서 슈퍼스타는 태동합니다. 자기 일도 잘하고 팀 플레이나 고객과 협력사의 비일상적인 일까지 잘 처리하는 사람을 누가 존중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원래 일은 사라지나요? 당연히 그렇지 않지만, 미리 시간을 뗴어두는 마음가짐에서 마법이 일어납니다. 원래 하던 일을 더 빠르게 (예컨대 80%시간안에) 하려고 하면 단지 부지런해서 되기보단 내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솜씨좋게 해치우는 방법을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개인의 생산성이 좋아지는거죠.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해 루틴하지 않은 일도 척척 잘 처리하면서 사랑과 존경 받는 팀원이 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결론
제가 앞의 이야기를 할때 흔히 하는 비유가 있습니다.
'투수가 항상 와인드업만 하는게 아니다. 실은 대부분 세트 포지션에서 던진다. 좋은 투수는 주자가 나가서 세트 포지션일 때도 투구의 위력이 있어야하고 제구가 되며 위닝 샷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다. 와인드업 때는 잘하다가 주자만 나가면 헤메면 결코 좋은 투수가 못된다. 선발투수도 구원투수도 되지 못한다.'
유일하게 맞는 예측은 미래가 어찌될지 모른다는 예측이란 말도 있듯, 비일상을 일상으로 생각하는 관점은 일과 삶에서 꽤 긍정적 영향을 많이 준다고 저는 생각해요.
이 글은 제 뉴스레터인 Tony in Weekly에 발행된 내용입니다. (구독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