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코로나 시대 웃픈 장면이 있습니다.
비즈니스로 처음 만날 때, 당신은 전통적인 악수를 선호하지만, 주먹인사(fist bump)도 익숙합니다.
1번 미팅에 나온 상대는 당신과 동시에 악수를 하려 합니다.
2번 미팅에의 상대는 주먹이 먼저 나옵니다.
3번 미팅에선 다시 악수를 합니다.
자, 4번 미팅에서 당신은 악수와 주먹인사 중, 무엇을 시도하시겠습니까.
네트워크 이론이 있습니다. 슈퍼노드(Super node)라 알려진 인플루언서와 집단간 가교 역할을 하는 약한 연결(weak tie)이 자아내는 확산성이 핵심입니다. 이로서 우린 집합 거동의 많은 부분을 알아냈고 그에 따라 마케팅, 홍보, 정보 전달, 혁신조직의 구축 등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밀그램의 6단계 법칙(6 degree of freedom) 실험도 같은 원리를 응용합니다.
저 역시 네트워크 이론은 사회적, 비즈니스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공부도 하고 적용이나 실험도 하면서요. 사람이 원자라면 원자사이의 작용에 대한 물리 법칙과도 유사합니다. 그런데 종종 이 원리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가 그 답을 깨달았습니다.
Damon Centola, 2021
센톨라 연구의 핵심입니다.
전염에는 두가지가 있다.
단순한 전염과 복잡한 전염(complex contagion)이다.
그 둘의 작동원리는 완전히 다르다.
단순한 전염은 질병의 전파를 생각하면 됩니다. 노출되면 전달이 완료됩니다. 기존의 네트워크 이론이 밝혀낸 모든 원칙이 이쪽입니다. 단순한 전염은 정보의 전달, 소문의 전파 등에 유용합니다.
하지만, 믿음의 개정이나 행동의 변화를 촉구할 땐 복잡한 전염만이 유효합니다.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전염은 중복감염에 기반합니다. 즉 기존 네트워크 이론에서 말하는 약한 고리(weak link)는 복잡한 감염에선 무용합니다. 복잡한 감염이 유효할 사안에 단순한 전염으로 접근하면 성공률이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외려 실패율이 올라갑니다. 대항영향력(countervailing influence)때문입니다. 많이 노출됐는데 주변에 아무도 전염이 안되는 것은 오히려 변화할 이유가 없다는 사회적 증거로 작용해서 엄청난 저항관성이 됩니다.
따라서 복잡한 전염은 기존에 효율적 위상(topology)으로 알려진 불꽃형에선 작동하지 않습니다. 어망(fishnet)류의 동등한 네트워크에서 작동합니다. 그래서 큰 변화는 네트워크 주변부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처음 문제로 돌아가봅니다.
이런 변화가 혼재된 상태, 악수와 주먹인사가 공존할 때 그대로 악수를 하거나 새로운 주먹인사로 바뀌는 시점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실험에 의하면 25%가 주먹인사를 받아들이면 관행이 바뀐다고 합니다. 그 역치를 못넘으면 그대로 다시 예전방식의 악수가 되고요. 이런 실험의 정교한 구조를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Inuit Points ★★★★★
책의 교훈을 요즘 상황에 적용하면 이렇습니다.
코로나의 감염은 단순한 전염이고,
백신의 수용은 복잡한 전염이다.
어쩌면 이책은 마케터의 성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내용을 보완해주는 점에서 매우 도움되는 독서였습니다. 별 다섯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