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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wny Taewon Kim Feb 12. 2022

드론바이블

리뷰

드론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무인기는 어떤가요? 

강왕구, 채인택, 계동혁, 2021 


뭔가 드론은 장난감 같고 무인기는 중후할 것 같지만, 실은 두개가 같습니다. 드론의 정의가 '원격 또는 자율로 운항이 가능한 무인항공기(UAV, unmanned air vehicle)'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뜻 떠오르는 이미지대로 두 이름은 다른 진화방향을 겪어 왔습니다. 군용과 상용입니다. 

군용 드론은 엄청난 소용돌이를 몰고 왔습니다. 주로 고정익 형태의 소형 무인기는 정찰로 시작하여 정밀 폭격에서 전자전까지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그것도 "무인"으로요. 공군 운용에서 조종사는 매우 비싼 자원입니다. 들어간 돈도 그렇지만, 양성에 소요되는 막대한 시간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종사 구해오는 수색대를 운용할 정도지요. 무인화가 된다면 조종사와 무관하게 운용 항공기의 규모를 늘릴 수 있고, 위험한 임무에 인명 걱정 없이 투입도 가능합니다. 또는, 폭격임무나 전시에 장시간 비행을 빈번하게 하는 경우, 급격한 피로로 오폭, 오작동 등 실수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무인기는 여기서도 자유롭지요.


따라서 이젠 약간의 돈만 있다면 공군 운용이 가능할만큼 문턱이 낮아집니다. 대신 반군이나 테러리스트마저 드론 운용이 가능해진 점은 또다른 소용돌이죠. 얼마전 드론이 사우디 유정을 폭파했고 잠시나마 생산능력을 절반 정도 잃은 바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주머니 속 공 꺼내듯 적성국가의 요인을 제거할 수도 있고요.  


상대적으로 큰 전쟁이 없는 요즘, 국지전에서 드론의 활약은 눈부십니다. 사전 정탐으로 주요 대공 목표물을 알아내고, 무인기 또는 폭격기가 가서 대공 능력을 무력화시킨 후, 육군-공군 동시작전으로 전장을 정리하고, 다시 드론이 돌며 잔여 목표나 수정목표물을 찾아냅니다. 이 과정에서 작은 일은 직접 처리도 가능하고요. 

즉 현재도 그러하지만 미래전장은 드론을 중심으로 정보와 통제가 이뤄지는 통합교리를 누가 더 잘 발전시키는지에 따라 전투 능력이 극대화 됩니다. 현재 실전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내는 나라는 러시아입니다. 미국과 중국도 이미 준비가 되어 있지요. 


군쪽보다 제가 더 흥미를 갖는건 상용입니다. 이미 레저용 드론은 많이 있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은 훨씬 큽니다. 고정익이 아닌 상태의 항공기는 헬기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헬기는 장치가 복잡해서 비싸디 비쌉니다. 소리도 많이 나고요. 


하지만 흔히 보는 쿼드로터형 드론이 나오며 이쪽의 판도가 변했습니다. 헬기는, 단일 로터로 상승, 회전, 전진을 해야하니 스와시플레이트 같은 복잡한 메커니즘이 필요했습니다. 드론의 멀티로터는 각 로터의 토크 분배로 모든게 해결되니 구조가 간단하고 싸집니다. 에너지도 더 효율적이고요. 이 과정에서 모터를 쓰다보니 전기화가 되었고 여기서 추가의 혁신이 생깁니다. 즉 자율비행이나 원격비행에 친화적이 된거죠. 제어와 통신, 에너지 사용에서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배송이나 지상촬영, 측정은 물론, 우버가 몰두하는 도심형 운송( UAM)까지 드론의 미래는 새로운 지평이 되었습니다. 


Inuit Points ★★★

역사적 진화과정은 물론이고, 이면에서 작동하는 요소기술까지 잘 정리했습니다. 드론의 바이블이란 이름이 무색하지 않습니다. 다만 편집이 게르은 건 아쉽습니다. 3인 저자가 나눠 쓴듯 한데, 그러다보니 중요한 개념과 사례가 계속 중복됩니다. 이런 건 저자의 문제라기보다 편집의 책무같습니다. 어쩌면 마태복음, 마가복음, 사도행전 등 같은 시대를 다른 관점으로 정리한 바이블을 닮아 드론 바이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거 말곤 꽤 좋습니다. 그림이나 설명마저 허투루 씌여지지 않아 꼼꼼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아, 메인 저자가 제 친구이기도 합니다. 별셋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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