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6200억이라고?
크립토펑크 #9998의 낙찰 가격 이야기를 들었을때 많이 놀랐습니다.
전 블록체인 초창기부터 기술에 열광했다가, ICO로 투전판이 벌어진 후 실망이 커서 코인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더랬습니다. NFT는 그나마 낫다고는 생각했지만, 여기도 회의적인 마음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실물을 블록체인에 우겨 넣겠다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이 또한 '좀 더 그럴듯한' 코인 아닌가 싶어 유보적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몇 바이트 디지털 정보가 저 가격에 거래되었다고 하니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왜지? 뭐지?
성소라 Rolf Hoefer, Scott McLaughlin
서두에 밝혔듯 전 블록체인의 enthusiast입니다. 잡코인에 회의적이 되었지만 정확히는 업자들을 경계합니다. 그런 면에서 NFT에 대해선 두가지 지점에서 회의가 들었습니다. 실물을 블록체인에 등기하겠다는 사람들은 원본과의 링크를 어떻게 유지할지가 첫째입니다. 둘째는, 순수 디지털 컨텐츠를 NFT 민팅한 경우, 복제하면 똑같은걸 굳이 왜 돈주고 소유할지가 궁금했습니다.
그 의문을 풀고자 책을 읽었고 나름대로의 답을 찾았습니다.
1. 실물을 민팅하는 사람들은 기사에서나 봤지 NFT 커뮤니티에서 주류는 아니다. 가능은 하지만 별로 매력있는 일은 아니다. (디지털 쪽만도 풀어야할 문제가 많이 있는데 굳이..) 즉, 이건 제가 피상적으로 오해했던 부분입니다.
2. 디지털 자산은 저작권이 아니라 소유권이다. 즉, '동형으로 복제되는데 왜 돈주고 사?' 개념보단, 내가 돈주고 산걸 누가 뺏어갈 염려없이 자유롭게 보여주는 개념입니다. 즉, 전시 내지는 관람적 유통채널의 의미가 큽니다. 물론 게임 아이템이나 가상 부동산 같은 재화는 독점할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NFT에 감돌았던 환상은 몽상가의 상상과 업자의 욕망을 투사해서 생긴 잡음일 뿐입니다. 기술적 맥락으로 보면, 디지털 자산의 소유, 이전, 배포와 유통이 편한 하나의 프로토콜일 뿐입니다. 물론 없던 경로가 생기면서, 없던 재화와 서비스가 나오거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으니 폭발력은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양자역학처럼 느껴집니다. 알겠으나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아직은 커뮤니티의 초창기라 뛰어난 프리젠터나 전략가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암호화폐로 돈 번 고래들이 자산을 다변화하는 한편, 버즈를 일으켜 자산의 활력을 높이기에 유효한 수단에 불과하니까요. 물론 저도 그덕에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지만서도요.
Inuit Points ★★★☆☆
빠르게 내용을 개괄하기 좋았습니다. 국내 저자가 중심 저술을 했는지 글도 매끄럽습니다. 아직 초창기라 난삽한 에코시스템일텐데 여러 측면을, 국내외 인물과 사례까지 더듬어가며 꼼꼼히 정리했습니다. 버즈 워드에 제목으로 장사하는 책들이 많은 스페이스인데, 이정도면 수작입니다. 유익했습니다. 별 셋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