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는 유명한 고전입니다. 그리고 에픽하지요. 재미나고 인사이트가 넘쳤지만, 무용했습니다. 성공한 기업의 공통 요소를 답습해도 성공이 재현되진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시계열 자료로 추린 사례라서 시간이라는 테스트를 통과하지 않은 기업도 많았지요.
여기 유사한 또 하나의 시도가 있습니다. 성공하는 조직의 문화 코드를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Daniel Coyle, 2018
글은 강렬한 사례로 시작합니다.
마시멜로와 막대기만 가지고 누가 높이 쌓는지 과제를 줍니다. 놀랍게도 유치원생 그룹이 MBA 팀을 이깁니다. 왜일까요. 저자는 세가지 조직의 기술을, 여덟개 인상적인 조직의 사례와 씨줄날줄 얽어 이야기를 짜냅니다. 솜씨가 유려합니다.
세가지 기술
1. Build safety
2. Share vulnerability
3. Establish purpose
코일이 콜린스와 궤를 달리하는 부분은 이 지점입니다. 사례를 모아, 교집합을 궁구해 귀납적인 법칙을 찾지 않았습니다. 보편 타당한 조직의 법칙을 느슨하게 정해두고, 매우 일관되게 그 증거를 모아 사례로 방증하는 형식입니다. 따라서, 전제에 동의하면 나머지 내용은 술술 읽히고 다채롭게 이해가 됩니다. 저는 이쪽 HR의 신도라 단박에 마음에 들어버렸지요.
그러니 이 책은 제겐 재미난 사례집이 됩니다.
비싸지 않은 선수로 늘 최상위 성적을 유지한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그렉 포포비치
충돌(collision)의 가치를 통해 기업을 넘어 도시를 건설중인 자포스와 토니 시예(Tony Hsieh)
난이도 높은 즉흥극인 해럴드를 통해 팀워크와 개인 기량을 동시에 집중 개발하는 연극단 UCB(urban citizen brigade)
신출귀몰한 세르비아 출신의 보석 도둑단 핑크팬더
AAR(aafter action review)을 통해 취약성을 공유하고 팀 능력을 극대화해나가는 네이비 실 team 6.
레스토랑의 직원 역량을 그대로 확대복제한 gramercy tavern의 대니 마이어
그리고 제가 너무 흠모하는 픽사의 에드 캣멀
보석도둑단 빼곤 거의 직접 저자가 인터뷰를 했기에 이야기가 구체적이고 생생합니다. 이 점이 제일 부러웠습니다. 좋은 사례를 충분히 시간 들여 발로 뛰어 책을 만들고, 그래도 먹고 살만한 책 시장의 크기라니.
조직은, 경영의 다양한 과제 중에서도 난이도 끝판왕입니다. 항상 어렵고 도전적이며, 그래서 재미난 주제입니다. 배웠다고 바로 해결되진 않지만, 안배우고 시도 안하면 더더욱 나빠집니다. 결국 실용적 지식은 실행에 답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이 막혀 있던 차에 책을 읽으면서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단 글이 매끄러워 잘 읽히고, 재미납니다.
Inuit Points ★★★★★
재미나고 풍성한 내용에 비해 제목은 아쉽습니다. 다른 책에서 코일 씨를 언급했기에 찾아봤지, 서점에서 봤다면 무심히 넘어갔을 상투성입니다. 영어 원제도 밋밋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문화의 유전자를 찾는 느낌은 있지만, 이미 십수년전에 라파유씨가 적은 동일한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어쨌든, 전 재미나게 읽었고, 별 다섯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