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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wny Taewon Kim Jul 30. 2022

도파민 네이션

우리는 열대우림의 선인장이다.
We are cacti in rain forest. 

이 문장 하나로도 이책을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다.

Dopamine nation

Anna Lembke, 2021 


도파민이 주도하는 자극 추구와 보상을 탐닉하다 중독에 빠지는 메커니즘은 이제 꽤나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비즈니스적으로 이용해 먹는 'hooked' 류의 글도 있고, 개인적 레벨에서 중독을 제어하는 이얄의 다른 책 '초집중'도 있습니다. 


큰 틀에서 램키도 같은 내용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 책의 강점은 매우 명료한 뼈대를 가진 글이란 점입니다. 

고통과 쾌락은 뇌의 같은 부분에서 일어나는 감각이다.
(약물, 식탐, SNS, 쇼핑 등이 유발하는) 과도하고 급작스러운 쾌락이 반복되면 이를 중화시키는 고통이 자생한다. 
쾌락이 사라진 후에도 사후 반응(after reaction)으로 고통은 잔존하고, 
이 고통을 상쇄하려 다시, 더 많은 쾌락을 찾게 된다.
이때문에 다시 중화시키는 고통의 양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지속됨 

이게 곧 중독이지요. 초반의 열대우림 문장이 지적하는 지점입니다. 우리는 먹이가 적고 살기 힘든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따라서 먹고 교미하고 호기심을 충족하는 자극을 추구하는 선조만이 살아남아 후손을 남기게 됩니다. 당시 우리의 몸은 미세한 자극, 지극히 간헐적 자극에 맞게 튜닝이 되어 있습니다. 선인장 같은 시스템이죠. 하지만 현대사회는 자극의 과잉을 넘어 홍수입니다. 먹을게 넘쳐나고, 재미삼을게 수두룩합니다. 열대우림같은 자극속에서 선인장의 운명은 어떻겠습니까. 


해법도 이론적으로는 단순합니다.

뇌과학적 저울에 미리 고통을 가한다.
중화작용이 쾌락쪽에 작용을 해서 행복해진다.

물론 말이 쉽지, 스스로 고통을 가하는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중독을 벗어나고 삶의 기쁨을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길이기도 합니다. 열대우림 속에서 스스로 방어막을 쳐야지요.

 

책은 두가지 실천 방안을 제시합니다.

첫째 절제(abstinence)입니다. 다른 하나는 자기구속(self-binding)입니다. 관념에선 쉽지만 습관, 환경, 의지가 작동해야 해서 실행은 어렵습니다.  


Inuit Points ★★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특히 최대한 자극을 통제하기위해, 절제하고 고행의 마음을 갖고 산다는 부분은, 제 삶의 지침에 이론적 배경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전 좋았습니다. 간헐적 단식이 살을 빼는걸 넘어 젊음을 유지하는 이유와도 상통합니다. 침의 효능도 저자는 고통에서 유발되는 자기치유력으로 보고 있고 전 그럴수 있겠네 여겨졌습니다.

  

스마트폰이 중독의 피하주사기란 사실, 소셜미디어나 게임, 넷플릭스가 디지털 마약상(digital drug dealer)이란 점, 변연계 자본주의(limbic capitalism), 도파민 경제(dopamine economy)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알면서도 피하기 어려운데서 이미 중독적 존재로서 도전적입니다. 하지만 작지만 단호한 저항의 교리가 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별 셋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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