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흔적을 닦으며
금요일은 대청소를 하는 날이다. 평소에도 청소기는 돌리지만 물걸레로 닦는 건 일주일에 하루, 금요일의 일과다. 집에서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매번 이렇게 먼지가 쌓이는지 의문이다. 쪼그려 앉은 퍽 겸손한 자세로 일주일 치 삶의 흔적을 닦아낸다.
걸레질이 힘들 때면 로봇청소기를 사고 싶다. 요즘은 성능이 아주 좋아져서 사람이 닦는 것보다 더 깨끗한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설정만 해두면 매일 자동으로 청소를 해준다니 그만큼 편한 것도 없다. 그런데 자꾸 망설여진다.
온갖 편리한 기계를 갑옷처럼 두르고 사는 것이 마뜩잖게 느껴질 때가 있다. 노력 하나 들이지 않고 내가 흘린 생활의 편린을 지운다니 묘한 죄책감이 든다. 그래서 내 손으로 해야 하는 일 한두 가지쯤은 남겨두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일주일간의 생활을 직접 마주하고 닦아내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걸 알려준다. 손에 묻은 먼지가 찝찝하지만 내가 남긴 흔적이라 생각하면 묘하게 겸허해진다. 바지런히 몸을 움직인 주에는 별로 닦을 게 없지만, 한없이 게으른 일주일을 보냈다면 후폭풍은 고스란히 내 몫이다.
일기를 쓰는 것처럼 나는 바닥을 닦으며 일주일의 삶을 반성한다. 보고 싶지 않은 생활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걸레질이 없다면 나는 어디에서 이런 배움을 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