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조각 60

봄의 맛

by 바나

날이 따뜻해지면 어김없이 비빔국수가 생각난다. 갓 돋아난 돌나물을 잔뜩 넣은 비빔국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돌나물은 잎이 조금 두껍고 아삭한 것이 특징이다. 대단한 맛은 없지만, 아삭한 식감과 신선한 향이 일품이다.


어제는 돌나물을 뜯으러 갔다. 아직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막 나온 잎은 야들하고 풋내가 적다. 시골길 어디서든 흔하게 찾을 수 있는데, 길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면 깨끗해 더 좋다. 한 시간 정도만 뜯으면 한 끼 먹을 양으로 충분한데, 뜯는 재미와 뿌듯함까지 느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제철 음식을 잘 챙겨 먹어야 건강하다는 게 엄마의 지론이다. 실제로 가족 모두 건강한 것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특히 봄나물은 어떤 약보다 귀하다. 모진 겨울을 이겨 낸 봄나물에서는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하우스 속에서 곱게 자란 채소에는 없는 야생의 맛과 향이 있다.


어린 날에는 좋아할 수 없었던 그 특유의 냄새가 이제는 무척 향기롭게 느껴진다. 조만간 쑥, 두릅, 취나물, 고사리, 뽕잎 등 내가 좋아하는 나물들이 지천에서 돋아날 것이다.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봄나물의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 챙이 넓은 모자와 장갑, 소쿠리를 들고 봄이 내어주는 한 끼를 얻으러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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