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조각 59

봄이, 벌써

by 바나

어제는 강변도로를 달리다가 깜짝 놀랐다. 벚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요 며칠 이상하게 날이 따뜻하다 싶더니 꽃들이 폭발할 전조였나 보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봄이 어느새 이만큼이나 기세를 떨치고 있다니!


언젠가부터 절기가 무색할 만큼 계절이 순식간에 바뀌는 게 당연해져 버렸다. 겨울옷을 미처 다 정리하기도 전에 여름이 밀려오는 식이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계절마다 누릴 수 있는 풍경을 죄다 놓치고 말 것 같아 조바심이 난다.


꽃구경은 내가 놓치기 싫은 것 중 단연 일순위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긴 기다림에 비해 너무 빨리 저버린다는 사실이 애틋함을 더한다. 여리디여린 꽃송이의 빛깔과 문양은 아름다움에 대한 기대를 아득히 뛰어넘는다.


자세히 보면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다. 그 흔한 목련마저 놀랄 만큼 정교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벨벳처럼 부드러운 표면은 햇빛을 받으면 은은하게 빛을 반사한다. 향기는 또 어떤가. 눈에 띄는 꽃에 비해 향은 고요하다. 가까이 가야만 비로소 맡을 수 있는 향은 부드럽고 잔잔해 요란스럽지 않다.


이맘때면 설렘은 기본값이 된다. 오늘은 오랜만에 산행을 갈 예정이다. 아마 산길 곳곳에 피어난 꽃들이 걸음을 붙잡을 것이다.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눈에 새기기로 마음먹는다. 봄의 향연 속으로 마음껏 뛰어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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