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마음을 돌보며 나아가는 법

by 바나

잘 해내겠다는 욕심에 일을 그르친 적이 있으신가요?

앞서 나간 의욕에 의도치 않은 실수를 저지른 적은?

만약 그런 경험이 있다면, 이제 잠깐 멈춰서서 숨 고르는 연습을 할 때입니다.




인간은 줄곧 '인정 욕구'에 시달립니다. 어릴 때에는 조금 더 맹목적이고 노골적이었다면 성장해서는 보다 교묘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나타날 뿐, 욕구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지요. 인정 욕구는 사랑받고자 하는 본능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라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욕구를 가지는 편이 자기 발전에 유리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요. 문제는 그게 과해지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충분히 인정받고 사랑받은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합니다. 소위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 이런 경우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두가 그런 환경에서 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충분히 관심 받지 못하거나 남들과 비교당하며 상대적인 박탈감 속에서 크는 경우가 더 많지요.



물론 힘든 환경에서 자랐다고 해서 모두가 결핍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그러기가 쉽다는 것이지요. 내적 결핍은 외적 추구로 이어집니다. 충족되지 못한 인정욕이 성공에 대한 갈망으로 나타나는 식이지요. 직장에서 극도로 성공지향적이거나 매사 지나치게 경쟁적인 사람들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태도는 언제나 두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긍정적으로 작용해서 성장에 보탬이 되거나 지나쳐서 걸림돌이 되는 것이지요. 인정욕도 마찬가지입니다.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자기 개발에 힘쓰고 매사 능동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업무적으로나 관계적으로 좋은 평판을 얻게 됩니다. 반면, 너무 강한 경쟁심에 사로잡혀 사람들과 다투거나, 구설수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지요.



중요한 건 '냉철한 자기인식'입니다. '메타인지', 즉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은 현대에 들어 점점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현재 자신이 어떤 마음상태인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분명하게 인식하는 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확한 현실자각은 다음 선택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가 됩니다. 물론 그 과정이 자기에 대한 비난이나 책임 회피로 이어져서는 안되겠지요.



한 발 물러서서 자신을, 그리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는 불필요한 실수를 줄여줍니다. 100미터 전력질주를 한 달리기 선수들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숨 고르기를 하는 건 다음 달리기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지요. 끝없이 뛰기만 한다면 우리 몸은 결코 버텨내지 못할 겁니다. 그런데 왜 우리 마음에는 이런 쉼을 주지 않는 걸까요?



마음도 몸과 같이 돌봄이 필요합니다. 무작정 달려가기만 해서는 언젠가 꺾이고 말지요.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건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마음이 그러하지요. 오늘날 만연한 정신적 질병은 브레이크 없이 내달려야 하는 현실이 낳은 폐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현실이 우리를 끝없는 경쟁으로 내몬다 하더라도, 우리는 스스로를 돌볼 줄 알아야 합니다.



누구도 나를 대신해 내 내면을 들여다보고 쉼표를 찍어 줄 수는 없지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잠깐의 안도감이나 기쁨을 줄 수 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어 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의식적으로 내면을 살피고 때로는 숨 고르기를 해야 합니다. 사회가 복잡할수록, 일상이 바쁠수록 더욱 그러하지요.



일상 속에 매몰되어 정처 없이 흔들릴 때, 주관을 잃고 타인의 말에 속절 없이 휘둘릴 때, 잠깐 멈춰서서 자신을 돌아봅니다. 과열된 욕심이나 경쟁심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내려놓음은 아무런 욕심없이 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일상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있을 때,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라는 것이지요.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잃어버린 여유를 되찾고 자연스레 평정심을 회복하게 됩니다.




조용하고 안전한 장소를 찾아 자리에 앉습니다.

가만히 호흡합니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쉽니다.

호흡을 억지로 조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공기가 들어가고 나가는 걸 지켜봅니다.

중간중간, 생각이 끼어들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괜찮습니다.

그저 지나가는 생각을 비판없이 바라보세요.



생각을 좇다가 번뜩 정신이 들 수도 있습니다.

자책하지 말고, 그저 그런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세요.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생각에 매몰된 채로 살고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 부정적이고 감상적인 생각들이지요.



다시 호흡으로 돌아옵니다.

들-숨...날-숨...들-숨...날-숨...

호흡이 점차 느려집니다.

고요와 평화가 자리 잡습니다.

생각이 떠난 자리에 오롯한 존재의 감각이 스며듭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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