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을 씻어내는 아침
며칠 동안 나태한 시간을 보냈다. 그 탓에 글을 쓸 의욕을 내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런 날들이 있다. 좀처럼 의욕이 나지 않고 무엇을 해도 끝까지 하기 어려운 날들.
꼭 무엇이 문제라기보다 그저 그런 흐름 속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이다. 이런 때는 흐름에 몸을 맡기고 안 되는 대로 머물기도 한다. 물론 언제까지고 무기력한 채 있을 수는 없다. 오늘은 간만에 일찍 일어나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샤워부터 하기로 한다. 따뜻한 물을 맞으며 진득하게 묻은 게으름을 뽀득뽀득 씻어낸다. 흐리멍덩하던 정신이 다시 또렷해지는 걸 느낀다. 이제 제대로 된 식사를 한다. 채소를 씻고 과일을 자르고 계란을 굽는다. 비타민도 챙기고 견과류도 먹는다.
일상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는 평소보다 조금 더 정신을 차리고 하나하나 챙긴다. 이부자리를 성의 있게 정리하고, 샤워를 정성스레 하고, 식사를 제대로 준비한다. 별 볼 일 없는 행위들이 일상을 지탱하고 있음을 느낀다.
올해도 벌써 3월 중순을 향해 가고 있다. 지금껏 많은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봤다. 하지만 그런 스스로를 책망하는 대신 다시 일상을 담담히 이어가려 노력한다. 더 소중하게, 더 성의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