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조각 46

후식을 찾다가 문득

by 바나

요즘 달콤한 걸 유독 많이 찾는다. 원래도 간식을 좋아했지만 주기적으로 그 정도가 심해질 때가 있다. 대체로 생리 전후가 그렇고 스트레스가 심해지거나 일상이 무료할 때 그렇다.


식사하고 먹는 아이스크림이 한 스쿱을 넘어가면 슬슬 의식적으로 멈출 때가 된 것이다. 건강에도 좋지 않거니와 자극적인 맛에 중독되어 거기에 의존하게 될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요 몇 년 사이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짧은 콘텐츠에 빠져 몇 시간을 쉼 없이 보거나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져 점점 더 강한 맛을 찾을 때 우리는 도파민에 중독되었다고 말한다.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지만 따지고 보면 무서운 일이다.


자신을 통제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인간은 자신을 잃어 가는데 AI는 가공할 만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니, 옛날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설정이 점차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면 인간을 인간답게 할 만한 게 무엇이 남을지 걱정이다.


인간 존재에 대한 고민은 언제나 있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전에 비해 훨씬 절박한 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몇 시간 침대에 누워 인터넷 세상에서 허우적거리다 보면 내가 누군지 망각할 때가 있다.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사고가 점차 흐릿해진다.


최근 인간이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것이 피부로 와닿는다. 나는 누구이며, 인간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치열하게 사유하지 않고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 버린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고민조차 배부른 소리가 될지도 모른다. 밥을 먹고 습관적으로 후식을 찾아가다 문득 내가 무엇에 사로잡혀 있는지 생각해 본다. 번뜩, 정신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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