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으로 쓰는 문장
글을 쓰다 보면 속내를 고스란히 내비치는 것 같아 겸연쩍을 때가 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글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알게 되는 게 어쩐지 조금 두렵기도 하다.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욕구는 지금도 여전하므로, 글을 쓸 때 행여 그럴싸하게 꾸며 쓰지는 않는지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글은 많은 걸 알려준다. 아무리 담백하게 쓰려 해도 결국 나라는 존재가 지문처럼 묻어나기 마련이다. 하물며 매일 쓰는 글이라면 더더욱 피할 길이 없다. 부족하고 모자란 점들도 모조리 나의 일부이므로 덜어내려 애쓰다 보면 문장이 어색해질 수 있다.
인상 깊은 장면을 끌어올려 삶에 대한 평소의 생각과 소신을 덧붙이는 것이 수필 쓰기의 일반적인 방식이다. 그 과정에서 글쓴이의 사유와 성향이 드러나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표정과 인상에서 그 사람의 인생을 읽어낼 수 있듯, 글에 보이는 명백한 인상으로 독자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나라는 존재가 때로는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자신의 민낯을 마주하는 일은 어렵지만, 보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 인정해야만 진솔한 글을 쓸 수 있다. 그래서 글보다 먼저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