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마의 페르마타

by Taylor

(1)
나를 가장 잘 안다는 것은
나의 치부를 움켜쥐고 있다는 것

나를 떠받치고 있다는 것은
언제든 내던질 수 있다는 것

넓은 하늘을 하루 종일 관망하는 것은
결국 혼자라는 것
그뿐이었다

다만 나는 울창한 숲에
둘러싸여 있었나

나보다 키가 큰 나무들은
나를 어떻게 내려다보는지

나는 점점 더 작아졌다

내가 그 고립 속에서 바라는 것은
나무를 베는 것도
숲을 불태우는 것도 아닌

사막으로 가는 것
그뿐이었다

(2)
모두들 입 모아 말한다
나는 실패할 거라고

보잘것없는 인간이라고
말은 단조의 노래가 된다

그것들 중 가장 아픈 노래는
장조의 희망을 담은 노래였다

그 무수한 노래들의 불협화음이
고막을 찢고 뇌를 울렸다

나는 사막에서 꽃을 피우고 싶었다
가능하면 물을 많이 잡아먹는 것으로

그 꽃 한 송이를 빼곤
맨 몸으로 사막에 갈 속셈이었다

모래를 손으로 헤집고
꽃이 뿌리를 내리도록 해서

비가 내리기를 바라며
꽃만 바라볼 생각이었다

장조의 멜로디는 나를
박자를 무시하는 오점

비뚤어진 온음표
그 위 더 비뚠 페르마타

그쯤으로 보았을까
나는 지금도 그 잘못된 음을
연주 중에 있다

(3)
그렇게 나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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