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단풍은
늘상 있던 곳에 있었다
그것이 마냥 그렇게 붉었다면
기억할 일 없었겠지만
우리는 그것이 숨긴
못 다 익은 초록 잎을 보았다
어째서 그는 여름을
여태 품고 있나
문득 나는 그렇게
나 자신에게 물었다
해는 항상 내리쬔다고 해도
항상 볕을 받지 못하는
앞의 단풍의 욕심이 남긴
그 소심한 뒷 잎사귀들은
시간의 물살이
제멋대로인 탓에
볕이 들지 않아
제대로 크지도 못 한
지난날의 상처였으며
미움만 잔뜩 받고
우리가 꼭 가슴속에 쥐고 있는
아직 못 다 큰 우리였다
주변 모든 어른들은
항상 붉은 단풍을 뽐내다
어느샌가 바스락거리는 낙엽 되어
후드드 떨어지는 듯싶지만
누구나 볕을 받지 못하는 한 켠
어린 잎사귀를 안고서 있다
누구나 완전한 어른이 될 수 없고
누구나 모든 잎을 물들일 수 없다
결국 우리는 다 큰 어른이면서
여전히 못 다 큰 아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