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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자기 Mar 18. 2022

생일자의 고백입니다.

슬픈 생일?

행복하고 싶은 세상의 탄생

생일이란건 참 웃기다.


그저 365일 중에 하루일 뿐이지만 '나'에게는 우주가 시작된 날이니까.


개인의 존재가 세상에 나오는건 하나의 우주가 태어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주변 가까운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 같다. 결국 나를 둘러 싸고 있는 우주, 즉 내 세상을 채우는 인물들이 바로 그들이기에.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 처음 등장한 날, 즉 생일날, 주변인물들이 당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자존감이 좌우된다고 한다.


개인의 자존감이 걸려있는 가장 중요한 날.


마치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여실하고 가감없고, 본능적으로 들어나는 날이랄까. 생일이란건 그냥 그런걸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날인 것 같다.


타인의 시각에선 고작 개인의 탄생일 뿐이지만, 나에게는 우주가 생긴날이니까.

내 세상의 탄생을 환영해주는 이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나'라는 존재는 단단해진다.


어릴때는 크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성인이 될 수록 생일이라는 의미에 점점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물론 겉으로는 크게 티내지 않는다. 나의 생일임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요란스럽게 축하해도 괜찮은 나이는 20대 언저리쯤이 아닐까?


그럼에도 내가 개인적으로 생일에 의미를 점점 부여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케이크 꽂힌 촛불을 불며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체험하게 되기 때문일까?


나이를 먹는다는 것만을 단순히 신체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정신적, 감정적 모든 부문을 말한다.


누가 나에게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요?'라고 묻는다면 지금 이순간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연기력이 늘어가는 것이라고.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축하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데. 어릴때처럼 대놓고 티를 내지 못하니까 괜찮은 척한다. ... 래도  인생과 함께 할 소수의 사람들이 진심으로 나의 생일을 축하해주면 괜찮다. 아니, 사실 괜찮은걸 넘어 행복한 생일로 하루를 마무리할  있다.


그러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생일을 축하해줘도 정작 축하받고 싶은 단 한사람의 말한마디를 듣지 못하면 나락에 빠지기도 한다.


숨듣명 음악을 듣다가 우연히 카라의 노래가 나왔다.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구하라. 그녀가 생일날 가장 축하를 받고 싶었던 사람은 그녀의 어머니가 아니었을까.





오늘은 나의 생일이다. 자정이 지난지 오래되었다.


핸드폰 시계를 봤다. 새벽 3시 16분. 잠이 오지 않아 지금 끄적끄적 글을 써본다.


개인적으로 새벽시간에 이렇게 브런치에 들어왔다는 뜻은 현재 나는 슬프고 우울하다는 의미다. 종종 나는 브런치를 감정의 배설구 쯤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힘든 감정들을 산문식으로 쏟아놓는 것만으로 속이 좀 시원해진다.


그렇다.

내가 생일날 새벽에

글을 쓴다는 뜻은.


생일이라는 특성이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일까. 생일에는 유난히 다양한 감정들이 넘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어제 저녁, 생일 전야부터 너무나 많은 일들을 겪었다.


아마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 생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안좋은 의미로.


생일과 슬픔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지만, 올해 만큼은 슬픈 생일인 것 같다.


그러나 아직 해가 뜨지 않았다. 생일을 맞은 이 첫번째 순간. 새벽 감성은 부정적으로 넘쳐흐르지만, 해가 뜨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슬픈 생일의 시작이다. 그래도 아직 오늘 하루가 시작조차되지 않았기에.


356일 중 하루에 불과한 나의 우주 탄생 기념일, 이날의 끝은 나아지길.


그래서 오늘 나의 스테이션 글의 소제목에는 물음표를 붙였다.


슬프지만 슬프고 싶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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