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행복하자 다들
아이가 태어나는 건,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독일의 철학자는 아이를 낳는 행위 자체가 이기적인 것이라 말하지.
그 철학자는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계속 이렇게 생각해.
우주 속에, 수많은 아가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는 거지.
그리고 그 아기가 직접 부모를 고르는 거야.
아니면 정말 신이 있다면 그 신이 아이를 그 부모에게 보내주는 거지.
그래서 그 집에는 아기가 태어나는 거야.
생일.
그게 바로 생일이야.
난 그렇게 생각해.
근데 그거 알아?
어느 순간부터 생일이 기쁘지가 않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이 몇 살인지 모르겠지만.
내 말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겠지.
태어난다는 것은 결국 죽음을 향해 간다는 거잖아.
많은 생일이 지나간다는 것은 결국 그 끝에 점차 가까워진다는 거지.
그래서 어릴 때와 다르게 어른이 될수록 생일이 별로 중요한 게 아닌 게 되나 봐.
슬프지.
한때는 손꼽아 생일만 기다리는 어린이였는데 말이야.
근데 우리는 모두 마음속에 어린이를 품고 살잖아.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아직도 생일은 무조건 행복해야 한다고 착각해.
물론 생일을 행복하게 보내야지. 그건 맞는 말인데.
무조건 행복해야한다?
글쎄, 그건 잘 모르겠어. 내가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어.
특히 낯선 곳에서 살면서 생일날마다 우울함을 겪었지.
남편은 나를 챙겨준다고 챙겨줬지만, 그게 어디 내 고향에서 만큼 이랑 같겠어?
내 부모님, 동생, 사촌들, 베프들...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생일은 결국 어딘가 우울할 수밖에 없지.
그리고 내 남편과 나는 생일이 일주일 밖에 차이가 안나.
심지어 나보다 일주일 먼저지.
내 남편이 주변에서 받고 남은 찌끄러기 축하를 받는 기분이었어.
여기에는 내 가족들, 친구들도 없는데 말이야.
그냥 매년 슬펐던 것 같아.
난 생일이 3월이거든?
한국에 있을 땐 주변에서 날도 따뜻해지고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축하를 해줬어.
원래 날씨가 풀리면 사람들의 기분도 풀리잖아.
그래서 그런지, 난 내 생일이 항상 행복하고 기뻤지.
근데 나이가 먹어 간다는 그 사실과, 낯선 곳에 이방인이라는 것,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자꾸 비교되는 남편의 생일과 나의 생일...
30살이 넘어가면서 내 생일은 슬픔과 우울로 점철되어 갔어.
근데 어느 순간 정신이 차려지더라.
생일? 슬플 수도 있지 뭐.
이게 내가 선택한 인생인걸.
당신이 혹시 결혼을 했거나 연인이 있다면 이 이야기도 하고 싶어.
기대를 하지 마.
기대를 하면 실망이 더 큰 법이야.
곁에 있는 당신의 그 사람은 기대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야.
기대를 안 하면 오히려 행복한 생일을 보낼 수도 있어.
그냥 이건 나만의 작은 팁이야.
모든 것은 당신의 선택이니까, 그 선택을 사랑하길 바라.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결국 이거야.
실망스러운 생일, 있을 수 있어.
우울한 생일, 물론 겪을 수 있어.
그럼에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환영해.
이 세상에 온 당신을 환영해. 진심으로.
이 세상 모든 것이 당신을 위해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어.
물론 여기 있는 나를 포함해서 말이야.
당신의 생일이 비록 슬플지라도 결국은 행복했으면 좋겠어.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잠시라도 웃었으면 좋겠어.
그 사람이 비록 멀리 있다고 해도 잠시 그 사람을 떠올리며 웃었으면 좋겠어.
잠시 영상통화를 해도 좋겠다.
통화를 하며 사랑한다고 말해봐.
혹시 알아? 뜻밖에 서프라이즈 생일 축하를 받게 될지 말이야.
이 책이 당신의 서프라이즈였으면 좋겠다.
순간순간 작은 행복을 누리는 생일이 되길 바라.
슬퍼하지 마, 혼자가 아니야.
고마워. 태어나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