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정월대보름, 보름달의 의미?

186. 노트_ 동쪽여행

by 조연섭

정월대보름,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동양의 전통에서 보름달은 충만함과 완전함의 상징이며, 인간과 자연의 조화, 공동체의 화합을 기원하는 중요한 순간으로 여겨졌다. 정월대보름에 뜨는 달은 일반 천문 현상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문화적 상징성과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동양사상에서 태양이 양의 기운이라면 달은 음의 기운을 대표한다. 달 모양이 가장 둥글고 밝게 빛나는 정월대보름은 음이 극대화된 순간이면서 동시에 양의 에너지를 품고 있는 시점이다. 이는 곧 ‘음양조화’의 원리와 맞닿아 있다. 자연이 균형을 이루듯, 인간도 조화를 바탕으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동해에 뜬 보름달, Ai 프롬프트_ 조연섭

정월대보름에는 ‘부럼 깨기’, ‘오곡밥 먹기’, ‘쥐불놀이’, ‘달맞이’ 등 다양한 세시풍속이 전해진다. 이 풍습들은 개인적 행운을 기원하는 차원을 넘어, 공동체의 안녕과 번영을 함께 바라는 의식적 행위였다.


부럼 깨기: 견과류를 깨물며 한 해 동안의 건강과 액막이를 기원하는 풍습이다. 이는 개인이 건강해야 가족과 공동체가 온전할 수 있다는 가치관을 반영한다.

오곡밥 먹기: 다양한 곡물을 함께 섞어 먹음으로써 다채로운 삶과 풍요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또한, 이웃과 나누는 풍습이 있었으니, 이는 ‘더불어 사는 삶’의 전통적 형태라 할 수 있다.

달맞이: 마을 사람들이 함께 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는 행위이다. 여기에는 하늘의 기운을 읽고,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는 농경사회의 철학이 녹아 있다.


대보름달이 주는 성찰과 희망

대보름달은 인간에게 ‘충만함’과 ‘완전함’의 상징으로 다가온다. 달이 점점 차오르는 과정은 우리에게 인내와 성취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보름달이 완전히 찼다가 다시 기우는 순환의 과정은 삶의 굴곡을 상징하기도 한다. 달이 기울어도 다시 차오르듯, 우리 인생 또한 시련을 지나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또한, 현대사회에서 대보름달을 바라보는 행위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잊혀 가는 자연과의 연결을 회복하는 중요한 순간이 될 수 있다. 도심의 빌딩 숲 사이에서조차 달을 바라보며 나를 돌아보고, 한 해의 소망을 다짐하는 것은 일종의 내면적 성찰이자 마음을 가다듬는 의식이 될 수 있다.


달빛 아래, 새로운 다짐을

정월대보름은 ‘함께’의 가치를 되새기고, 자연의 순환 속에서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보름달이 가득 차듯, 우리의 삶도 건강과 행복, 그리고 공동체적 연대로 충만해지기를 바란다. 오늘 밤, 둥근달을 바라보며 각자의 소망을 빌어보자. 그리고 그 소망이 개인적 바람을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밝히는 작은 빛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동해문화원, '2025년 문화학교 수강생'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