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 아카이브_ 동해
[아카이브_동해] 2025년 3월 1일, 우리 민족이 일제의 식민통치에 맞서 독립을 외쳤던 3.1 운동이 106주년을 맞는 날이다. 전국적으로 울려 퍼진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은 서울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퍼져 나갔고, 우리 동해지역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1919년 4월 15일 삼척보통학교(현 삼척초등학교)와 4월 17일 송정보통학교(현 북평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주도한 만세운동은 영동 남부 지역에서 가장 대표적인 항일운동이었다.
이 만세운동의 기폭제가 된 인물은 동해시 효가동 출신의 김순하(金舜河) 학생이다. 삼척보통학교를 졸업한 그는 서울 유학 중에 독립선언서를 신발 밑에 숨겨 고향으로 가져왔고, 이를 송정보통학교와 삼척보통학교 학생들에게 전하면서 동해지역의 3.1 운동이 일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삼척에서 일어난 만세운동 소식이 전해지자, 송정보통학교 6학년 김진수(金振壽) 학생을 비롯해 주하영(朱夏英), 홍학현(洪學鉉) 학생 등 50여 명이 1919년 4월 17일 운동장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일제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외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숭고한 정신은 안타깝게도 점차 잊혀 가고 있다. 송정동에 처음 세워졌던 3.1 만세기념비는 동해항만 공사로 인해 천곡동 냉천공원으로 이전되었다가, 최근에 후손 일부 요청에 따라 다시 송정초등학교에서 냉천공원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글을 정리하면서 확인차 3.1절인 2025.3.1(토) 오전 6시 냉천공원 현장을 방문했다. 과거 위치와 다른 위치에 다시 옮긴 모습을 확인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기념비를 송정보통학교 후신인 북평초등학교 교정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동해 3.1 운동의 역사적 가치, 재조명해야
3.1 운동은 일반 시위가 아니었다. 우리 민족이 주권을 되찾기 위해 스스로 일어난 국민적 항쟁이었으며, 독립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다. 하지만 동해지역의 3.1 운동은 여전히 지역 내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3.1 운동 당시, 전국적으로 1,500여 회의 시위가 열렸고, 20만여 명이 체포되었으며, 7,500여 명이 희생되었다. 동해에서도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일제에 맞섰으며, 이는 강원도 내에서도 중요한 독립운동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 숭고한 희생과 정신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는 3.1 운동을 기리는 기념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동해의 만세운동은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가고 있다. 지역사회가 함께 이 역사를 재조명하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문 '동해시 출신 독립운동가의 선양사업 방안 모색(2024. 11)'을 쓴 김태수 박사(환동해학회 회장)는 논문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수많은 인물들이 있지만, 국가적 선양 대상은 일부에 불과하며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역사에서 잊히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역 단위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하거나 군자금을 전달한 이들의 활동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동해시 출신 독립운동가는 공식적으로 10명이 소개되었지만, 이들이 활동한 조직을 고려하면 훨씬 많은 인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강원대 장경호 교수의 연구에서도 동해시 출신 독립운동가들이 추가로 확인되었으며,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서예가 옥람 한일동 선생 역시 독립운동가로, 혼례 직후 독립군에게 군자금을 전달하기 위해 길주로 떠난 일화가 전해진다. 동해시가 본격적으로 독립운동가 발굴 사업을 추진하면 더욱 많은 인물이 조명될 것이다. 독립운동가 발굴과 함께 교육 및 선양사업이 병행되어야 하며, 이는 동해시민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체계적인 교육과 홍보를 통해 순수한 애국심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와 학교가 협력하여 지속적인 역사 교육을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동해시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제라도 동해의 3.1 운동을 기념하는 사업을 펼쳐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동해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기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3.1 운동 기념비, 역사적 장소로 복원
냉천공원으로 이전된 기념비를 송정보통학교의 후신인 북평초등학교 교정으로 옮기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기념비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다.
• 동해 3.1 운동 기념행사 정례화
매년 4월 17일을 기점으로 동해지역의 3.1 운동을 기념하는 공식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
- 학생 주도 재현행사: 당시 학생들이 주도했던 만세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지역 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 학술 세미나 및 자료 전시: 동해의 3.1 운동을 연구하는 역사적 접근이 필요하다. 당시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해 지역민들에게 알릴 수 있어야 한다.
• ‘동해 독립운동 길’ 조성
동해지역 내 독립운동과 관련된 유적지를 연계해 ‘동해 독립운동 길’을 조성하고, 이를 시민들이 직접 걸으며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면, 송정초등학교(구 송정보통학교) 북평초등학교, 냉천공원(기념비) 효가동(김순하 생가) 등을 연결하는 독립운동 테마 탐방로를 만들 수 있다.
잊혀가는 역사를 다시 새기자
3.1 운동, 그것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역사다. 동해지역에서도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외쳤던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3.1 운동 106주년을 맞아, 이제라도 동해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기억하는 기념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기념비의 위치만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숭고한 뜻을 어떻게 후손들에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3월 1일, 우리 모두가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며, 동해 3.1 운동의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대한독립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