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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만나는 동해역 ‘북적북적’ 이유?

173. 아카이브 동해

by 조연섭

17일 동해, 바다와 만나는 유일한 KTX 동해역 광장이다. 송정지구 도시재생 주민협의체가 준비한 ‘송정 로컬푸드 뿌뿌마켓, 내 나라 내 겨레 대합창‘으로 북적였다.


KTX 출발을 기다리는 여행자도, 동네 어르신도, 손 잡고 나온 아이들도 웃으며 하나 되어 함께 즐겼다.


이날 마켓은 동네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따뜻한 신호였다. 이날 광장 한켠에는 손수 담근 장아찌, 마늘 주먹밥, 감자튀김 같은 송정표 로컬푸드가 향긋하게 차려졌고, 다른 한쪽 무대에선 동해와 강릉, 제천에서 온가수들의 흥겨운 무대가 이어졌다.


소연의 퓨전 바이올린, 최우진의 발라드, 김나해, 홍세희, 김재원 등 가수와 강릉에서 온 휘란의 신나는 트위스트가 울려 퍼질 때는 여행자들의 어깨가 절로 들썩였다. 박세영이 부른 동해의 명소 ‘논골담길’ 노래까지… 모두가 함께 듣고, 손뼉 치고, 따라 부르며 마치 동네잔치처럼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날 무대는 앵콜로 만든 즉석 중창, 객석까지 참여한 합창 무대도 인기였다. 특히 즉석에서 준비한 ‘내 나라 내 겨레’라는 곡을 즉석에서 준비해 가수와 연주자 객석 여행자 모두가 함께 부르는 합창 무대는 지나가던 여행객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박수를 보냈다.


장터도 눈에 띄었다.
‘뿌뿌마켓’이라는 이름처럼, 소박하지만 정감 있는 마을 장터였다. 로컬 재료로 만든 야채, 손으로 만든 공예품 등 보는 재미, 고르는 재미, 나누는 재미가 있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주민협의체 관계자는
“송정은 역사적인 인물과 송라팔경, 해수욕장 등 장소적 개념의 문화가 많았던 동네였지만 동해항이 생기면서 마을의 절반은 사라진 곳이다."라며 “뿌뿌마켓과 같은 자리를 통해 동네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송정지구는 동해시 도시재생 사업의 새로운 도전이다. 발한과 삼화 등에 이어, 이제 송정도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만드는 도시재생의 모델을 꿈꾸고 있다. 특히 KTX 동해역이 가까운 지리적 장점을 살려, 앞으로는 여행자들과 주민이 함께하는 문화 마을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시작에 불과한 이번 마켓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정기적인 지역장터와 여행자를 환영하는 생활문화 공연으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화순에서 왔다는 지영희(여. 50)씨는 시원한 아이스커피 8잔을 양손에 들고 행사장 광장에 마련된 무대로 달려와 사회자로 참여한 필자에게 말했다.


“짧지만 여행길에서 이렇게 환대받고 웃을 수 있다는 게 행복했어요. 특히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합창은 가슴이 심쿵했어요. 해외 고급 크루즈 여행에서나 볼만한 분위기 국내에서는 처음 느꼈어요.”

사진_ 조연섭
내나라 내겨레 합창, 촬영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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