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동해학_아카데미
동해문화원, 2025년 동해학아카데미 제6강, 이선철 교수(감자꽃스튜디오 대표)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기획자 시선으로, 문화와 로컬의 시대정신을 짚으며 정리했다.
동해문화원 주관, 2025년 동해학 아카데미 여섯 번째 강의가 12일 오후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강의는 ‘문화예술을 활용한 지역개발’을 주제로, 평창 감자꽃스튜디오 브랜드를 문화로 완성한 로컬 전문가 컨설턴트 이선철 교수가 담당했다.
이 교수는 이날 강의에서 본인이 2년 전부터 진행한 약 480회 방문 강의 산행을 예로 들면서 “문화예술은 더 이상 거창한 곳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 마을, 사람, 일상의 결이 모여 ‘지역다움’을 만들어낸다”라고 강조하며, 지역문화의 본질을 새롭게 조명했다. ‘로컬(Local)’이라는 용어의 언어적 진화와 사회적 맥락을 분석하면서, “지방(Locality)이 아니라 ‘현지성(Localness)’ 가치를 존중하는 시대가 왔다”라고 설명했다.
강의는 지역의 특수성과 공동체 구조에 대한 깊은 사회학적 메시지로 이어졌다. “지역은 단순 지리적 단위가 아니라, 관계의 총합이며, 역사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공동체”라며, 성골·진골·육두품·향소부곡 등 전통적 신분 개념을 빗댄 ‘지역 사회 구조의 은유적 분석’은 청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 교수는 동해시를 포함한 동해안 지역의 재정자립도와 도시재생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역 창업과 청년정착을 위한 ‘로컬 크리에이터’, ‘살아보기 사업’, ‘지역 브랜딩’의 국가정책과 연계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동해시는 재정자립도 기준 도 내 4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적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그 지역만의 ‘아름다움’, 곧 지역다운 색깔”이라고 진단했다.
강의 후반부는 ‘브랜드로서의 마을’ 개념과 함께, 커뮤니티 기반 예술·복지·공간·관광 사례들을 통해 문화예술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다층적 파급효과를 분석하였다. 강릉의 커뮤니티 카페, 고성 왕곡마을의 ‘화인당’, 정선의 ‘들꽃사진관’, 속초의 비건카페와 동해 '일출요가' 프로그램 등이 대표 사례로 소개되었다. 이 교수는 “이제 관광은 더 이상 관광지가 아닌 ‘경험지’로 이동한다”라며,동해문화원이 청년작가들과 조성한 “논골담길처럼 지역과 삶이 연결되는 스토리가 지속가능한 문화관광을 만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진정한 지역개발은 외부의 눈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지역다움을 회복하는 데서 시작한다”라고 강조하며,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의 미래를 청중과 함께 그려냈다.
동해문화원은 동해학 아카데미를 통해 동해지역 고유의 문화, 역사, 삶을 되새기는 강좌를 지속 개최하고 있으며, 향후 시민 중심의 지역문화 아카이빙과 인구소멸 대응 문화정책 논의도 병행할 예정이다.
사진_ 조연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