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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Jun 08. 2023

모든 길은 기억으로 통한다.

19. 브런치스토리와 떠나는 글 소풍

구술사(강사 정혜경 박사), 사진_조연섭
[생활사 기록가 교육 후기]
모든 길은 기억으로 통한다!


우주개발의 중심도시 대전이다. 지역문화자원 디지털 생활사 구술과 체계적인 아카이빙 구축을 위한 <<2023 생활사 기록가 양성 교육>에 참석했다.


시민을 대상으로 선발한 시민 기록가 50명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구술의 이론적인 깊이도 중요하지만 기획과 실행 수집, 정리 분류, 활용단계를 직접 설계해 보며 현장을 예측하는 현장중심 교육으로 구술 기록현장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교육이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문화원연합회가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추진하는 공모사업이다. 전국 5개 문화원에서 참석한 50명의 예비 기록가들은 해당마을에 오래 터 잡고 살던 주민과 수몰지역 대상자 등 지역에서 전직교사, 로컬에디터, 작가, 활동가로 나름대로 다양한 경험과 이력을 가진 분들이지만 이번 교육만큼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학생의 자세로 새롭게 출발하자고 곳곳에서 파이팅 하고 있다.


8일까지 2일간 일정중 첫 교육으로 진행된 이날교육은 오는 8월까지 총 10회 이상 교육이 진행되는 대장정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선정 박사, 일제강제동원 평화•연구회 정혜경 대표가 강사 및 컨설턴트로 참여한다.


기록가들은 이 번 교육에 이어 구술 기획과 실행 및 활용단계까지 추가 대면교육을 진행하면서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게 되고 지역문화원별 정해진 장소 인물을 대상으로 현장 구술을 직접 수행가게 된다.


1937년 개항 묵호항을 중심으로 생업과 경제활동, 변천사를 구술과 영상으로 기록할 동해문화원, 풍기인견을 테마로 구술할 영주문화원, 지난해 우수문화원으로 2년 차 참가하는 대덕문화원, 김포문화원, 곧 사라질 원자력발전소 신리 마을을 구술할 울주문화원, 풍기인견을 테마로 구술할 영주문화원 등 5개 문화원이 참여하고 있다.


구술기록과 활용방안을 주제로 첫날 몸풀기 강의 2강을 이어간 정혜경 박사는 “구술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이야기를 쓰는 역사적 구분의 동양 역사와 서양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동양의 역사는 <통치 목적, 관찬사서>였다면 서양의 역사는 <개인의 호기심>에서 출발했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고려후기 승려 일연이 고조선에서부터 후삼국까지의 유사를 모아 편찬한 최고의 역사서 <삼국유사>에서 보여준 기록과 관직에서 물러난 후 임금의 명령으로 50권을 인종에게 바친 한국의 가장 오래된 역사서 <삼국사기> 역사서는 역사 기록이 차이가 있다. <삼국유사>는 책의 구성도 〈왕력〉편을 제외하면 모두 이야기의 형식이다. 여러모로 공식적인 정사 역사서를 지향한 <삼국사기>와 달리 좀 더 제약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구성을 택한 편이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2022 우수문화원 대덕문화원 인증샷, 사진_조연섭
울주문화원 소개, 사진_조연섭

구술도 누가 어떻게 질문하고 기록하고 풀어가느냐에 따라 기록은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철저하고 체계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19종에 달하는 구술 사전 자료를 기반으로 정석에 가까운 매뉴얼로 구술해야 성과를 높일 수 있다.


개인 경험을 인터뷰로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글쓰기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탄생된 구술사의 경우 구술의 원석, 다시 말해 원 조사물의 결과자료와 결과물 활용방안은 다양하게 검토되며 분명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원천 구술자료는 그 자료대로 체계적으로 아카이브 하고 관리해야 하며 활용방안은 오프라인 온라인 여러 가지가 있으나 디지털아카이브가 가장 대중적이며 대표적이다.


구술 자료집 발간은 가능하면 생략하는 게 좋다. 꼭 필요할 경우 윤문과정을 거쳐 자료집 대문에 윤문 을 거친 자료집임을 밝히고 발간해야 한다고 했다.

정보가 없는 기록을 무조건 보관하는 일은 업계에서는 쓰레기 일 뿐이다.라고 표현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카이브는 개념의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기준 없는 무조건적인 기록을 아카이브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록에 대한 철저한 <문제제기>를 거쳐 왜 아카이브를 해야 하는가? 누구를 위해 아카이브를 해야 하는가? 훼손의 최소화 등 <자가진단>의 과정을 거쳐야 사업의 시행착오를 줄인다.


다시 말하면 막대한 비용과 노력에 비해 제한적인 활용의 구술사 아카이빙은 평소 분명하고 완벽한 <기획>을 시작으로  <실행계획>과 <정리 분류>, <활용단계>에 이르기까지 총 5개의 단계를 분명히 걸쳐야 완벽한 구술사가 된다.  <인간의 경험은 기억으로 재현 된다>며 독일의 문화인류학자 <알라이다 아스만>의 어록 <모든 길은 기억으로 통한다.>를 예로 들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가한 대덕문화원 김인숙 사무국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서 그동안 각 지역에서 이미 추진한 다양한 기록사업들을 돌아보게 된다. 혹, 거꾸로 가면서 문제점을 찾아온 과오는 없었는가? 반성한다. 이번을 계기로 참가한 지역문화원이 기록 현장에서 활용할 매뉴얼과 기획에 근거한 구술을 완성하는 일을 공부하고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라고 했다.

다음날 기획강의 홍보 김선정 박사, 사진_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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