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보훈해봄
폭염은 기우였다, 문화는 사람을 안았다!
사람이 모이고, 이야기가 흐르고, 음악이 피어났다. 폭염도 막지 못한 동해 어달항의 한여름 오후, ‘2025 어대노 북페스타’ 시즌_2, ‘책으로 여는 바다, 소리로 물드는 어대노‘가 26일(토) 오후 동해 어달항 '아침햇살정원'에서 개최됐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진행 됐다. 1부는 채지형 여행작가 ‘언제라도 동해‘ 책이야기와 동해문화원이 국가보훈부 보훈해봄 사업으로 진행 중인 해군구술사 관련 임봄 문학평론가 평론과 시민 편지 쓰기가 진행됐다. 2부는 동해시민합창단과 브론즈사운드, 색소폰 앙상블 메아리, 통기타 혼성듀엣 ‘유니크‘가 참여한 스마일콘서트와 여행자 모습으로 고요하게 무대를 장악한 ‘레드로우‘가 피날레를 장식하며 청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번 행사는 지역의 기억과 삶, 공동체의 감성을 엮은 '사회적 예술' 프로그램으로서, ‘참여자 중심 예술’를 지향하는 새 모델을 제시하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언제라도 동해'의 저자 채 작가와 나눈 북토크와 해군 1함대 구술사를 주제로 한 ‘권세춘 해군 중사에게 보내는 편지 쓰기’는 지역사에 대한 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언제라도 동해” 저자 채 작가는 북토크에서 ”이 책은 동해살이의 기록이자, 외부인의 눈으로 바라본 동해의 풍경과 사람들을 담은 여정‘이라 말했다. 또한 작가는 ’ 많은 글 속 기억들이 모두 소중하지만, 결국 자신을 동해로, 묵호로 이끈 결정적 힘은 다름 아닌 ‘바다와 따스한 사람들’이었다. “라고 고백했다. 그 바다는 작가에게 삶을 옮기고 시선을 머무르게 한 존재였다.
임봄 문학평론가는 동해문화원이 발간한 해군 구술사 ‘동해를 지켜온 사람들‘ 현장 평론을 통해 “구술사는 모든 콘텐츠의 초고에 해당한다. 이는 살아있는 사람의 경험과 기억이 최초의 언어로 드러나는 지점으로, 서사 이전의 서사라 할 수 있다. 기록과 예술, 교육과 기억의 모든 영역에서 구술사는 창작과 해석의 출발점이자 토대를 이룬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권 중사에게 편지 쓰기 시상식도 진행됐다. 최우수 편지는 일심학교를 졸업한 하경숙(여. 65)씨가 수상해 상품권 20만 원을 선물로 받았다. 또한 우수편지는 초등학교 교장을 은퇴한 최은자(여. 64)씨 등 4명이 수상해 총 40만 원의 상품권을 현장에서 전달했다.
앙코르! 시즌_2로 개최한 어대노 북 페스타는 동해시와 협동조합 문화발전소 공감이 주관했으며, 해양수산부, 강원특별자치도, 건축공간연구원이 각각 후원했다.
국가보훈부, 동해문화원이 협력사업으로 참가한 ‘앙코르’ 무대를 통해 확인된 것은 ‘사람을 중심에 둔 문화의 힘’이었다. 단 한 번의 행사가 아닌, 지역문화 생태계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 실험이 동해 바닷가에서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