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지역N문화

장국철 작가, 제18회 대한민국 힐링미술대전 대상 수상

16. 지역N문화

by 조연섭

민간이 지켜낸 18년, 예술은 약속이자 치유


제18회 대한민국 힐링미술대전 시상식이 28일 동해 ‘월산 아트만’에서 열렸다. ‘힐링’을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총 208점의 작품이 출품되었으며, 대상 1점, 우수상 10점, 장려상 10점, 특선 35점, 입선 34점 등 총 91점이 입상했다. 올해도 힐링미술대전은 예술과 사회적 가치가 만나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장국철 대상수상자와 오종식 문화원장, 사진_ 조연섭
대상작품(情-지난이야기), 사진_ 조연섭

대상은 속초 거주 고위 교육공무원 출신 장국철 작가(작품,情-지난이야기)에게 돌아갔다. 장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지탱해 온 세 가지 ‘약속’을 언급했다. 첫 번째는 중학교 시절 처음 접한 미술관 전시에서 받은 충격이었다. 낯선 공간에서 마룻바닥 물방울을 그린 작품을 보며 “언젠가 저런 그림을 이어가야 한다”는 작가적 약속을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두 번째는 대학 시절 쓰레기더미에서 발견한 낡은 항아리였다. 손잡이조차 부서진 그 항아리는 이후 작업실에 놓여 작가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세 번째는 교직 시절 힐링미술대전에 언젠가 꼭 출품하겠다는 결심이었다. 그는 “작품은 결국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가는 과정”이라며, 개인적 기억과 사회적 치유를 화폭에 담아내는 예술의 본질을 강조했다. 예술이 단순한 표현보다 세대와 기억을 잇는 공적 약속임을 일깨운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특징은 ‘힐링 메세나’ 제도다. 후원기업과 단체가 입상작을 매입해 소장하고, 작가에게는 작품 활동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역 기업과 개인이 참여하는 이 제도는 예술 지원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결하는 동시에, 창작 활동의 지속성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예술이 시장논리를 넘는 공동체적 가치를 구현하는 방식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김형권 대회장(월산 아트만 관장)은 인사말에서 “그림을 보는 사람도 힐링되지만, 그리는 사람이 더 깊이 치유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8년간 민간의 힘으로 이 대회를 이어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국가적 지원 없이 개인과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지속된 역사를 환기시켰다. 이는 공공 지원의 한계 속에서도 민간이 문화 예술 생태계를 꾸려온 대표적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해마다 증가하는 출품작의 수준과 참여율은 힐링미술대전이 한국 회화계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위상을 보여줬다.

김형권 관장과 수상자, 사진_ 조연섭

운영위원과 심사를 담당한 들꽃화가 김종수 화백은 "18년의 역사는 민간이 문화예술을 어떻게 지탱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기록이다." 리고 했다. 대상 수상자의 ‘약속’은 개인의 서사이자 공동체적 서사로 확장되고, 대회장의 발언은 예술의 치유적 가치와 민간 문화운동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운다. 예술은 결국 약속과 치유의 언어다. 힐링미술대전이 그 길을 20회, 30회로 이어가길 기대한다.

시상식 장소, 사진_ 조연섭
포토리뷰, 사진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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