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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지역N문화

'묵호다움' 논골담길, 스터디 투어로 '활기'

37. 지역N문화

by 조연섭

[지역N문화_ 조연섭] 15년 전 조성된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이 여전히 지역문화원과 마을재생 단체들의 ‘스터디 투어 사례’로 인기다. 지난 10월 28일과 29일은 평택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비교견학에 이어, 30일은 대전서구문화원(원장 송선헌) 임원과 회원 40여 명이 동해를 찾아 추암해변과 논골담길과, 도째비골 해랑전망대를 둘러보며 지역의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로컬리티 중심의 재생 현장을 방문했다.

추암 해암정, 사진_ 서윤아 DB

스터디 투어단은 미인의 눈썹을 닮았다는 추암해변과 촛대바위를 만났고 이어 찾은 해랑전망대에서는 데크 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동해의 푸른 수평선을 바라보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감탄을 쏟아냈다.


마지막 여정은 묵호항 언덕마을의 논골담길이었다. 2010년, 낙후된 어촌 골목을 동해문화원과 청년작가들과 주민 손잡고 재생한 이 길은 ‘커뮤니티 아트’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화려한 관광 상품보다,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로 완성된 복제하기 힘든 장소적 공간이다.


당시 기획자로 참여했던 필자는 이날 점심 자리에서 “논골담길은 복제할 수 없는 묵호의 삶과 문화입니다. 이곳에는 묵호 사람들의 손끝과 호흡이 담겨 있습니다. 민간과 행정이 거버넌스로 만들어낸 진짜 지속성 유지의 현장입니다. 로컬리티인 '지역다움'과 로컬리티의 진정한 힘인 '묵호사람'의 삶을 담은 곳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논골담길 소개 장면, 사진_ 송선현 원장

서윤아 대전서구문화원 사무국장은 “청명한 가을날, 회원들과 함께한 이번 탐방은 동해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껴보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추암의 기암절벽과 해랑전망대의 웅장함, 그리고 논골담길의 따뜻한 벽화 골목이 어우러져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특히 논골담길 벽화 속 세월의 흔적이 인상 깊었고, 회원 간의 유대감도 한층 깊어졌다”며 “다시 한번 동해로 떠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문화여행을 마무리하며 대전 서구문화원 송선헌 원장은 시인의 언어로 동해의 인상을 전했다.


“푸른 바다 바람이 폐포(폐의 공기주머니)를 적시고, 파도가 가슴을 울렸습니다.
하얀 포말과 드넓은 모래가 서구문화원 가족들의 삶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오랜 벗의 환대 속에 감사의 마음을 안고 돌아갑니다.”


논골담길은 조성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국의 문화단체와 예술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쇠락했던 어촌의 골목이 생활예술로 회복된 ‘살아 있는 문화재생의 현장’이자, 지역문화원과 생활예술, 시민이 함께 만든 거버넌스형 로컬리티 모델의 대표적 사례이기 때문이다.


동해의 바람은 여전히 푸르고, 논골담길의 설치미술과 묵호의 이야기 벽화는 세월의 색을 더해가고 있다.
그 길을 따라 걷는 이들의 발자국이, 오늘도 지역문화의 지속성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_ 대전서구문화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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