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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Jul 27. 2023

동해시의 설화와 민요

53. 브런치스토리 매거진, 글 소풍

동해시의 설화

동해시는 역사적 인물, 자연물, 효자 · 열녀에 관한 설화와 지명유래담이 풍부하게 전해온다. 북삼동은 의승 혜연(慧衍)이 서당에서 공부하던 때, 요괴를 퇴치하고 풍수지리를 깨닫게 된 설화가 전해 온다.


혜연이 며칠을 서당에 늦게 오자 훈장이 이를 이상히 여겨 연유를 물었다. 아침에 서당으로 오는데 아름다운 여인이 송림에서 나와 입 속에 물고 있던 구슬을 혜연의 입에다 물리고 다시 자기 입에 넣고 하는 바람에 늦게 되었다고 하자 훈장이 방도를 일러 주었다. 다음날 훈장의 말대로 그 여인의 혀를 사정없이 깨물었더니 여인은 요괴로 변해 죽었다. 그 뒤 혜연은 풍수지리에 밝아져 나라에 충성을 다한 의승이 되었다 한다.

까막 바위 전설

묵호항 가까운 곳에 위치한 까막바위에는 왜구를 물리친 어진 호장에 관한 설화가 많다. 어느 해 왜구가 쳐들어와 마을을 약탈하고 주민을 학살한 뒤 항거하는 호장을 묶어 배에 싣고 떠났다. 분노한 호장이 <내 비록 육신은 죽어도 너희들이 다시는 이곳에 침범하지 못하게 하리라.>고 왜구들을 꾸짖자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고 파도가 들이닥쳤다. 그 바람에 배가 뒤집혀 배에 탄 사람들이 모두 죽고 말았다.


이때 문어 한 마리가 나타나 남은 한 척의 배를 내리쳐 산산조각을 내니 남은 왜구가 모두 죽고 한 떼의 까마귀가 왜구의 시체를 뜯어먹었다. 그 뒤 이 마을에는 왜구의 침입이 끊어졌으며, 까막바위 밑에 있는 두 개의 큰 굴 속에 문어가 된 호장의 혼이 살고 있다고 전한다.


이 고장에는 특히 손가락을 잘라 남편이나 부모를 봉양한 효자 · 열녀 설화가 많이 전한다. 그 가운데 홍 씨는 다섯 손가락을 모두 잘라 남편을 섬긴 열녀이다. 남편이 병으로 눕자 손가락을 잘라 수혈하니 차도가 있는지라 하나씩 하나씩 다섯 개를 모두 잘랐는데 결국 낫지 않고 죽고 말았다.


홍 씨는 남편과 같이 죽으려 했으나 어린 자식들 때문에 죽지 못하고 절기마다 죽은 남편의 새 옷을 지어 묘소 옆에서 태우면서 남편 옆으로 갈 날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자녀들을 모두 성혼시킨 10년 뒤에 남편을 따라 자결하였다. 이 홍 씨를 기리기 위한 비각이 지금도 북평동에 남아 있다.


이 밖에도 서역에서 동해로 건너온 <삼불전설(三佛傳說)>, 물에 빠진 시어머니를 구하려다 같이 죽어 바위가 된 <고부석전설(姑婦石傳說)>, 임진왜란 때 화살이 가득 흘러내렸다는 전천에 관한 설화 등 많은 이야기가 전한다.

노동요 중심의 영동권 민요

동해시에 구전되고 있는 민요는 노동요가 중심이 된다. 특히, 오랜 어촌이었던 까닭에 어업노동요가 주류를 이룬다. <(앞소리) 이번 가래는 용왕님 가래로다/ (뒷소리) 에라소∼가래소∼/ 이번가래는 서낭님 가래로다/ 에라소∼가래소∼/ 이번가래는 선주님 가래다/ 에라소∼가래소.>는 그물 당기며 부르는 노래로 <가랫소리>라 한다.


그물을 당기며 사설과 여음을 선후창으로 나누어 부르면서 박자를 맞추는 이 노래는 가락이 단순하다. 사설은 위와 같이 용왕님이나 풍어를 약속해 주는 성황당 서낭님에게 먼저 공을 돌리기도 하고 고기가 많이 잡혀 만선이 되는 기쁨을 담기도 한다. 이 밖에도 <노 젓는 소리> · <낚싯줄 당기는 소리> 등이 있다.

보역새놀이 농업노동요

농업노동요는 삼화지역 보역새 놀이에서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것이 불린다. <심어보세 심어보세/ 오종종 줄모를 심어보세/ 오종종 줄모를 심어다가…….>와 같이 모를 빨리 심어보자고 권유하는 사설의 <모내기노래>가 많이 불린다.


<논매기노래>는 <모내기노래>의 사설을 그대로 부르기도 하고, <지어가네 지어가네/점승창이 지어가네/이질매고 저질매고/어서 빨리 어서 빨리 지음을 매세.>라고 하는 <오돌독이>를 부르기도 한다. 또, 머슴들이 농사일을 하면서 부르는 <상사디어>계의 노래도 전해진다.

여성노동요

여성노동요로는 <나물 캐는 노래> · <베틀노래> 등이 있고 <테가치고 지은발(밭)에/ 불같이 뜨거운 날에/ 한골매고 두골매고/ 임의골도 다시 매자/ 오덕데기 충량워라/ 달도 밝고 맹랑하다……앉은 애기 밥을 주오/ 언진애기 젖을 주오/ 드룩차고 지찬발을/ 어느 낭군이 갈아줄꼬.>라는 <밭매기노래>도 불린다.


이 밖에 <오월이라 단옷날에/ 뻐꾹새야 울지 마라/ 나물 먹고 물 마시고/ 곱게곱게 단장하고/ 내가 뛰면 네가 밀고/ 네가 뛰면 내가 밀고/ 얼씨구 좋고 좋다/ 단옷날이 오늘이요.>라 하여 단옷날에 부르는 <단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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