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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Aug 18. 2023

한복•복제할 수 없는 한국의 문화

75. 브런치스토리 매거진 글 소풍

함부로 행하지 말고 매사 신중하라
‘한복의 정신’

모처럼 휴가로 서울여행 일정에 챙겨간 한복과 국악인들이 중심 된 단체 가칭 (사)한국국악진흥예술연합(이하 한진연) 창립총회 주요 등장인물의 고운 한복을 바라보며 오늘 <브런치스토리 매거진 글소풍>은 잠시 <한복의 정신>을 생각해 봤다.

이번 휴가 서울여행은 국내 유명 국악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행사가 겹쳐 일 여행이 되기로 했다. 역할은 국악진흥법 국회 통과에 따른 비영리 민간법인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 축하공연 진행을 맡는 일이었다. 휴가 목적은 물 건너갔다. 장소만 한양 강남으로 이동했지 문화노동현장으로 이어졌다. 창립총회를 겸한 큰 행사라 일반의상은 의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그나마 예를 갖췄다. 한복과 한복신발을 착용하고 행사에 참석했다.

이영희 한국국악진흥예술연합 초대이사장, 사진_한겨레 DB

행사사간은 2시간이지만 준비과정•축하공연•창립총회와 마무리 등 총 행사 시간은 4시간 정도 소요됐다. 필자는 행사에서 시나리오에 없던 구호 <국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를 세 번 선창을 제안했다. 모두 찬성이었다 마무리 한 번은 이날 한진연 초대이사장에 추대된 이영희(가야금 인간문화재) 이사장이 선창을 하고 이날 행사를 마쳤다.

한복 입고 인사말•이영희 한진연 초대이사장

행사를 종료하고 마이크를 놓고 뒤 휴게실로 이동했다. 폭염에 온몸은 녹초가 됐다. 행사가 끝나고 이렇게 힘든 증세를 느낀 건 처음이다. 이상하다 이유가 뭔가 하고 고민하다. 종일 착용했던 한복신발과 한복을 간편복으로 갈아입자 언제 그랬던가 싶을 정도로 몸이 가벼워진다. 결국 온몸을 녹초로 만든 건 한복과 한복신발에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한진연 창립총회, 국가문화재전수회관 풍류

국악신발은 일반신발과 모양도 좀 다르고 전문가들도 하루 4시간 정도 착용하면 발 중심으로 몸이 불편하다고 한다. 평소 안 쓰던 부위 근육이 움직이고 놀라서 일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불편함이 적은 다양한 개량 한복과 신발들이 많이 나와 다행이다. 이같이 불편한 한복과 신발을 우리의 옷으로 단순한 의복의 개념을 넘어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고 예(禮)를 갖추는 매개체로서 존재하는 무형적 자산으로 그 가치가 높다.

한복 입고 경과보고, 한진연 상임이사
한복 생활, 국가무형유산

한복(韓服) 생활은 바지·저고리 또는 치마·저고리로 이루어진 2 부식 구조, 옷고름을 갖추고 있는 옷을 지어 예절·격식·형식이 필요한 의례·관습·놀이 등에 맞춰 치마-저고리, 바지-저고리 착용 순서에 따라 입고 향유하는 문화를 뜻한다. 이는 <2022년 7월 20일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직업상 국악과 인연이 깊은 필자는 문화기획일과 국악행사 진행 등 평소 한복문화와 인연이 깊다. 국악행사는 출연자 사회자 관계자 대부분 한복을 입고 한복신발을 착용하고 참여한다. 늘 한복과 향교의 유복 같은 의복을 접할 때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생각한다. 우리 옷과 신발은 의복 이전에 인의예지를 주요하게 여기며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는 사람의 정신과 민족의 정체성이 담긴 문화다. 역사적인 가치와 과학적 우수성은 다음과 같다.

한복의 역사적 가치

한복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요소다. 수천 년 동안 한국인의 일상생활과 특별한 행사에서 사용되어 왔다. 한국의 예술과 공예의 정수를 담고 있다.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그 과정에서 전통적인 자수, 단청, 인장 등 다양한 기술이 사용된다.

역사적으로 한복은 사회적 계층과 성별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과 스타일로 발전하였으며, 각 시대의 문화와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

한복의 과학적 우수성

한복은 자연소재로 건강에 이로운 특성을 갖고 있다. 주로 비단, 명주, 리넨 등 천연 섬유로 만들어지며, 피부에 부드럽고 통기성이 좋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주름이 쉽게 생기지 않으며, 튼튼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재사용이 가능하다.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겨울에는 보온성을 제공하고, 여름은 통기성을 유지하여 편안함을 제공한다. 그 특별한 디자인과 특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현대의 패션과 문화 산업에서도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한국의 아름다움과 독특한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경상북도, 한복 착용 확대 간부회의 개최, 사진_경북 DB
국가무형유산 지정 의의

1)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내에서 전승되고 있음

2) 고구려 고분 벽화, 신라의 토우, 중국 측 사서 등 관련 유물과 기록이 확인

3) 역사·미학·디자인·패션·기술·경영(마케팅)·산업·교육 등 전방위적으로 학술연구가 왕성하고 앞으로도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가능성이 큼

4) 가족 공동체를 중심으로 현재에도 의례별로(명절·일생의례) 예를 갖추는 차원에서 갖춰 입는 그 근간이 지속·유지되고 있는 점

5) 현재에도 생산 주체, 연구기관, 가족 공동체 등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하여 한복을 착용하는 등 한복생활 관련 전통지식이 전승·유지되고 있는 점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고유의 옷

이제 한복은 일상에서 입는 옷 보다 결혼식이나 잔치 같은 특별한 날에만 입는 특별한 옷이 되었다. 한복이 다시 조명을 받게 된 것은 1980년대였다. 당시는 경제적 안정으로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국제적인 문화교류도 증가하면서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졌다. 특히,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등을 전후로 해서 한복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우리 옷 입기 운동’도 전개되었다.

또한 여러 단체들도 한복 입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한복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졌다. 이때의 한복은 전통적인 형태 그대로가 아니라 모양을 단순화하고 실용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착용하기 편한 생활한복으로 만들어졌다. 기존 한복과 달리 저고리의 고름이 착용에 용이하도록 단추로 대체됐고 부피가 큰 치마를 서양식 의복과 접목하여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였다. 또 두루마기의 깃을 올려 외투와 같은 형태를 취했고 소매도 짧게 디자인해 한복의 불편한 점을 개량해 입었다.

한진연 부이사장, 경기 인간문화재 임웅수(광명농악)

1990년대에는 생활한복이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퍼져 패션 아이템으로 수용되기도 했으며 이를 교복으로 채택하는 학교도 생겨나 한복이 대중과 가까이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또한 1997년에는 한복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한복의 우수성과 산업적,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10월 21일을 <한복의 날>로 정했다.

<한복의 날>에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최근 관광지 등에서 한복을 입은 관광객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외국인들도 한복의 매력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물론 이들의 한복 착용이 대여라는 형식을 취해 한복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한복에 대한 관심과 애정 확대는 바람직한 일이다.

결론

국악인 법인 창립총회에 참석하고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국가무형유산 기능보유자 선생님들을 보면서 한복을 생각해 봤다. 한복은 우리 민족의 사상, 관습, 행위, 기술 등 양식과 정신이 깃든 우리의 고유 의복이다. 사람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하고 변해 왔지만 그 시대적 정신을 담은 의복은 물론 인의예지를 정신으로 삼는 우리 민족의 우수성이 가득한 복제할 수 없는 가치로 성장한 한국문화의 중심이며 뿌리이다.

한진연 연희분과위원장, 조선락광대 이수현 대표, 사진_교육연합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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