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매거진 글소풍
광부 작가가 셔터로 남긴 마지막 광부들!
문화예술탄광 삼탄아트마인
5일 모처럼 휴일을 맞아 강원문화재단 지원프로그램 현장 방문차 마지막광부 작가가 셔터로 남긴 <마지막 광부들_셋>을 만나기 위해 문화예술탄광 삼탄아트마인으로 달렸다. 이 시대 마지막광부 작가로 유명한 필자의 폐친 전제훈작가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장소다. 깊은 산속 전시장에 과연 누가 방문할까? 알려진 유명한 중견작가라 큰 걱정은 안 했지만 민가도 없는 깊은 산속 전시장이라 솔직히 장소로 달릴 때까지 조금 염려도 됐다. 그러나 도착하고 보니 상황은 달랐다. 지원 예산대비, 전시규모, 공간구성, 전시내용 모두 기대 이상이다. 전시를 주관한 작가는 전시관을 방문한 관람객에게 관람포인트 해설로 분주하다. 이어지는 개인, 단체 관람객 증가로 각종 재단 전시 관련 질문사항은 문자로 보내기로 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삼탄아트마인은 시간의 역사를 간직한 폐광, 지난 시대의 유물, 버려진 공간 예술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우리나라 산업화 시대의 명암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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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주제 마지막 광부들은 마지막 광부 세대 채탄선·후산부들의 삶을 인물 중심으로 20년 넘게 기록해 온 검은 땀의 숭고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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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전시를 통해 초기 단순 얼굴 인물 사진에서 광부의 삶과 이야기를 이미지로 담는 다큐로, 다큐에서 다시 확장된 상반신 인물사진으로 성장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작가의 거침없는 사진세계는 마지막광부들_셋에서 결국 사진을 활용해 무한한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개념사진>까지 도전하는 실험정신과 성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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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자원공학을 전공하고 1983년 졸업해 ‘함태탄광’에 입사했다. 현재 ‘경동탄광’ 갱내 화약 관리기사로 30년 넘게 광부로 재직하고 있다. 현직 광부로써 막장에서 생사를 같이하는 동료들의 숭고한 삶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왔다. 그는 2025년 폐광을 앞둔 탄광의 마지막 기록가이자 마지막 광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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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점의 사진을 한 곳에 담은 작품 <눈빛>을 포함한 이번 전시는 후회 없는 선택의 시간과 장소가 될 것이다. 지난 11월 4일 개막해 12일 일요일까지 정선 <삼탄아트마인> 대전시실에서 전시한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정기 휴무다. 저는 작가의 요청에 따라 “마지막 광부들, 여러분이 계셨기에 우리는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라는 짧은 글을 방명록에 남기고 정성껏 준비한 도록 한 권을 선물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