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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Nov 07. 2023

[걷기] 해변 맨발 걷기, 혼자가 좋다.

33. 매거진 맨발 걷기

해변 맨발 걷기 55일째

해변 맨발 걷기 55일째, 아침의 나라 동해 추암에서 동해의 아침을 만났다. 기온은 어제보다 4-5도 내려간 영상 4도로 본격 추위가 시작되는 느낌이다. 추위의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즐기고 에너지를 충전하자. 관광객으로 보이는 부부가 큰 소리로 나를 향해 외친다.

추암해변, 사진_조연섭

Q : 발 안 시리세요?

A: 15분만 걸으면 온몸에 열이 올라 바닷물로 따뜻해집니다. 맨발로 걸어보세요. “맨발로 걸으면 몸이 바뀌고 몸이 바뀌면 인생이 바뀝니다. “라고 했다.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 걷기는 혼자 걷거나 떨어져 걷는 게 효과가 좋다. 같이 현장에 가더라도 5m 이상 떨어져 걸으면서 걷기에 집중해야 한다. 같이 걷게 되면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 전방 보기와 자세가 흐트러지기 쉬워 운동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대화는 걷기 후 커피타임이나 휴식 시간을 활용하는 게 좋다.

걷기 현장에서도 걷기 여행자가 지켜야 할 에티켓으로 긴 대화는 삼가는 게 좋다. 모처럼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는 걷기에 여러 가지로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어린이 동행이나 고령, 환자 등이 같이 걸을 때는 예외가 되고 개인차는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걷기는 혼자가 좋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부나 연인이 나란히 걸으면 운동이라기엔 속도가 너무 떨어지기 쉽다는 것. 둘이 손을 잡으면 그 정도는 더 심했다. 미국 퍼듀 대학교 연구진은 커플 72쌍의 걷기 운동을 관찰하고 분석했다. 참가자들의 나이는 25~79세로 다양했으며, 산책로나 걷는 방식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떤 커플은 매일 둘이, 그것도 손을 잡고 걸은 반면 어떤 커플은 늘 따로 걷는 모습을 보인 것. 그런데 커플이 함께 걸을 경우, 속도가 느려지는 공통점이 나타났다. 저자 중 한 사람인 리비 리처드 교수는 “빠른 쪽이 느린 쪽을 이끌어 운동 효과가 높아지길 기대했지만, 현실은 반대였다”라고 말했다. 느린 쪽에 맞춰 걷는 하향 평준화가 일반적이었던 것. 연구 결과도 그렇고 경험으로도 그렇고 결국 걷기는 혼자 걷는 게 효과가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최근 채지형 여행작가가 추천한 한동일의 <라틴어 인생문장>을 보면 <모든 고통은 시간에 의해 가벼워지고 옅어진다>라고 했다. 고통 중에서 나를 가장 위로해 준 것은 바로 시간이다. 시간의 의미를 깨닫고 믿기로 했다. 인간세상에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가혹한 고통도 결국 시간이 데려간다. 시간 속에서 우리의 고통은 가벼워지고 옅어질 것이다. 맨발 걷기의 반복된 시간 속에서 속세의 가혹한 고통을 가볍게 해보는 노력은 어느새 나의 삶의 방식이 될것이다. 우리 오늘도 걷자.

추암해변, 사진_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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