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골담길 품은 묵호, 어떤 도시인가?

Q12. 기획자가 답하다. 묵호 논골담길

by 조연섭
묵호는 어떤 도시인가?
옛 묵호사진, 사진_동해문화원

가수 이미자가 1965년 발표한 노래‘ 눈물의 묵호항구’를 듣고, 심상대 소설 ‘묵호를 아는가’를 읽고는 천하일미(묵호의 명소) 막걸리 한잔을 마시지 않으면 발길을 돌리기 힘든 곳이 묵호다. 동해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늘 묵호를 앞세우게 된다. 그 중심에는 묵호항이 있었다. 묵호는 ‘요정과 백화점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유행의 첨단 도시’, ‘술과 바람의 도시’로 여러 작가들은 그들의 글로 남겼다. 과거 묵호항이 얼마나 번성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묵호항이 내려다 보이는 논골담길 이야기 벽화에 그려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있는 묵호의 마스코트 ‘만복이’ 그림도 전성기 묵호의 삶이며 기억이다.


동해안의 대표적인 항구도시였던 묵호는 1937년 묵호항이 국제 무역항으로 개항하면서 1970년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곳이다. 어족 자원 고갈로 수산업이 쇠퇴하면서 많은 주민이 떠나고, 낡은 건물들만 덩그러니 남았었다.쇠락해 가던 묵호가 동해문화원이 2010년부터 추진한 논골담길 사업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묵호는 논골과 등대마을을 중심으로 마을에 젊은 작가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마을주민 대상 구술과 공공미술 작업이 시작되고 성과물 이야기 벽화가 하나둘 그려지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시작됐다. 이후 텃밭재생과 매년 변화 한 묵호 논골담길은 영동 남부 지역 감성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일부 원형훼손 등 우려가 있으나 자치단체가 준비하는 ‘천상의 화원’ 조성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어 다행이다. 최근 스카이밸리, 해랑전망대 등 새로운 시설물 개방과 함께 지역관광지로 성장하고 있다.

묵호항 개항 연도, 1937년으로 밝혀


호항 개항 연도 표기를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동해문화원 소속 동해역사문화연구회 강동수 박사 연구 자료 발표로 바로 잡았다. 기존 1941년 개항으로 알려진 개항연도가 2022년 강박사가 공개한 조선총독부 고시문서 제733호로 1937년이 개항 연도임을 밝혔다. 이후 나무위키 사이트 등 백과사전 기록도 수정됐다. 일제강점기의 개항근거는 조선총독부 고시에 의거 조선총독부가 직접 감독하는 항만 행정용어인 ‘지정항만’으로 지정되어야 한다는 2019년 경상북도가 울산대학교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예로 들어 고시, 토목 관계법규 기록, 지도를 함께 공개하면서 묵호항 개항은 1937년이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당시만 해도 묵호항일대는 오징어와 명태 등 어획량이 풍부해 블록으로 벽을 세워 슬레이트로 지붕을 올린 판잣집이 하나둘 생겨났다. 언덕 곳곳에 오징어와 명태 등을 말렸다. 이 때문에 택호도 덕장 집이 많았다.


동해안 제1 무역항으로 개항한 묵호항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선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늦은 밤 묵호항에 입항하면 언덕 판자촌이 마치 고층빌딩 숲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동해항이 크게 성장했고, 묵호항 일대는 급속도로 쇠퇴했다. 어획량까지 줄면서 자연스럽게 주민들이 떠나고 빈집이 생겨났다. 묵호는 항 맞은편 언덕에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달동네가 있다. 등대가 있다고 묵호등대마을로 부른다. 그 언덕 꼭대기로 쭉 뻗은 하얀 등대가 있는 '묵호등대'가 묵호항과 함께 마을을 지켜왔다. 1930년대 삼척 일대 무연탄을 수출하던 묵호항을 중심으로 어부와 가족들이 터를 잡으며 살아왔다.


여행자들의 발걸음은 묵호의 새로운 활력이 되어가고 있다. 빈 집터는 떠난 이가 남긴 애잔한 묵호의 모습이지만 그곳을 찾는 여행자들이 미래 묵호의 새로운 희망이 되어가고 있다. 바람의 도시 묵호를 찾는 여행은 만남과 관계형성의 반복으로 지역과 사람이 소통하며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가치로 평가된다. 묵호는 논골담길을 중심으로 순례자들이 가진 삶의 고민을 덜어주고 삶의 희망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아름다움을 펼쳐 나갈 것이다. 묵호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 먹먹한 이야기로 전해지고 담장에 그려진 이야기들은 우리가 잊고 있던 묵호를 재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움과 고독한 시간이 머문 곳에는 희망이 피어나고 있었다. 묵호와 논골담길은 늘 그렇게 늘 새롭게 피어날 것이다.


묵호는 동해시가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5대 권역별 관광지 개발’ 중 북부권 사업의 한축이다. 발한지구 도시 재생 현장에서도 ‘마도로스 거리’등 다양한 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흑백의 도시 묵호의 변화될 도시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기대된다.

묵호 옛 사진, 사진_동해문화원

Q 권영한_전 태백문화원장, 냉면권가 대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묵호서 부르는 노래, 논골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