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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Jan 11. 2024

땅 이름으로 '동해'를 읽다!

5. 매거진 노을포럼

2024년 1월 노을포럼
 동해시 땅 이름 이야기!

동해문화원 소속 동해역사문화연구회 2024년 1월 노을포럼이 9일 오후 5시 문화원 청운실에서 회원과 시민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포럼은 시인 권정수, 임명희 등 신규 회원과 2대 임원진 회장 윤종대, 사무국장 홍협, 부회장 신혜영, 홍순환 소개와 회장 인사말 등 개회식을 갖고 노을포럼의 꽃인 주제강의에 들어갔다. 이번달 주제는 얼마 전 약 10년간 동해시 곳곳을 방문해 조사한 <동해시 땅 이름이야기>로 동해역사문화연구회 윤종대 회장이 강의를 담당했다.

강사 윤종대 회장, 사진_조연섭
땅이름의 의의

이날 강의를 담당한 윤종대 회장(이하 윤 회장)은 “사람이 저마다 이름을 갖고 있듯이 삶의 터전인 땅에도 예외 없이 땅 이름이 있다. 지명은 인류가 땅 위에 살면서 일정한 지역의 지형지물이나 위치를 가리킬 때 다른 곳과 구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아마도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부터 생활의 편리를 위해서 만들어진 약속이다. “라고 땅이름의 의의를 강조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윤 회장은 강의 중 “올해를 갑진년 청룡 의해라고 부르는데 왜 그렇게 부르는지 아는 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청룡은 오행 관념에서 나온 청룡(靑龍)이며 방위로는 동쪽, 오행으로는 나무, 색채로는 청색에 해당하는 용이다. 우리 민족의 색채 관념은 음양오행의 우주관과 방위 관념에서 나왔다고 했다. 오방정 색五方正色은 청색, 백색, 붉은색, 검은색, 황색 등이다. 이 오방정색을 기본으로 사이 색인 홍紅·벽碧·녹綠·주황朱黃·자紫색이 기본으로 발달하였다. 청색은 방위로는 동東쪽, 오행으로는 나무[木], 동물로는 용龍에 해당한다. 용은 우리 역사와 문화에서 실존하는 어떤 동물들보다 최고 권위를 가진 최상의 존재이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 봉황·기린·거북과 함께 사령四靈의 하나이다. 용은 변화와 조화의 신으로서 바람을 부리고 구름을 일으키며 비·천둥·번개와 함께 장엄한 비상과 승천으로 완성되는 존재이다. 고구려 벽화고분 사신도에서 청룡은 서쪽의 백호, 남쪽의 주작, 북쪽의 현무와 함께 동쪽을 지키는 상상의 동물이다. 청룡은 그 반대 편에 해당하는서쪽의 백호와 짝을 이루는 형태이다. 청룡은 비와 바람을 몰고 다니기 때문에 농 어민에게는 경외의 대상이 된다. 십이지의 용[辰]은 갑진甲辰(청룡)—병진丙辰(적룡)—무진戊辰(황룡)—경진庚 辰(백룡)—임진壬辰(흑룡)의 순으로 육십갑자를 순환한다. 올해가 갑진년甲辰年이 ‘청룡의 해’에 해당한다. “라고 했다.

• 패철_무덤 자리 나 집터를 정할 때 풍수가(風水家)나 지관(地官)이 사용하던 나침반(羅針盤).
풍수 패철
땅이름의 가치

또 ”땅 이름 속에는 그 땅에 터 잡고 살던 사람들이 함께한 자연, 환경, 역사, 문화, 산업, 종교, 풍습, 언어 등 모든 생활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에 화석과 같은 귀 중한 문화유산이다. “라고 했다.

동해시 땅이름 이야기, 내용은?

이날 포럼 주제특강은 동해시의 지명 중에서 역사, 문화, 종교, 풍수, 언어 적으로 선조들의 생활상과 이야 기가 담겨있는 200여 개의 지명중 대표적인 사례를 선정해 발표했다. 지금까지 선행 연구나 조사가 없었던 풍수와 언어 관련 지명에 관하여 고찰한 내용을 참가자들은 관심이 높았다. 지명을 예로 들면서 다음과 같다고 몇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 풍수와 지명?
적어도 1천 년 이상 유일한 지리학으로 자리해 온 풍수지리 사상이 지명의 생성과 변화 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좋은 의미와 좋은 형국에서 좋은 기운이 일어난 다고 믿었던 풍수사상은 특히 한자지명 생성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봉오동은 봉황새를 부르는 지명
풍수적 믿음에 따른 비보(裨補) 지명

윤 회장은 동해시 지명지에서는 봉오동 지명에 대하여 '옛날 이곳에 오동나무가 숲을 이루고 봉황새가 많이 날아와 생긴 이름'이라 기록했다. 그러나 "봉오동은 봉황새를 부르기 위해 붙여진 풍수적 믿음에 따른 비보(裨補) 지명이다. 예로부터 봉황새는 벽오동나무 숲에서 잠을 자고 대나무 열매를 먹고 산다고 믿었다. 풍수와 민간신앙에서는 봉황새가 나타나면 성인과 군자가 출현하며 태평성세가 온다고 믿었으며, 봉황새를 부르기 위해 마을이나 산의 이름을 봉정, 봉황, 비봉, 단봉, 오봉, 봉미, 봉소 등으로 작명한 사례는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 비보(裨補)_ 도와서 모자라는 것을 채움.
동해 <초구>는 와우형국, 기운 돋는 지명

또한 초구 마을은 "남쪽의 억우래봉에서 북쪽으로 뻗어 내려온 마을 뒷산의 모습이 마치 한 마리 소가 누워있는 것처럼 보이는 와우형국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고 미화시켰다. 마을이 융성하려면 소에 기운을 불어넣는 소의 먹이인 풀이 많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언덕 위에 있는 풀밭이라는 뜻을 담 아서 마을의 이름을 <초구>로 붙였다."라고 했다.

지명과 언어

윤 회장은 “우리는 오랜 기간 글과 말이 달랐기 때문에 고유지명과 한자지명이 서로 다른 이중구조로 이뤄진 특수성을 고려 유래와 어원을 찾는 작업도 함께 시도해 보았다. “라고 강조하면서 지명과 언어에 대한 사례도 소개했다.

강의자료, 윤종대회장 DB

지명과 언어 이론을 바탕으로 언어학적으로 본 훈 차자한 지명과 방언지명 사례 <대진>과 최초의 화장장 <짱대꼬젱이> 사례를  소개했다.

대진은 고유지명'한 나루'를 훈차자한 이름
강의자료, 윤종대회장 DB

대진이라는 지명은 “예전부터 배가 드나드는 큰 나루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한나루' 또는 '한날'이라고 불렀다. '한날'은 '한나루'가 변화한 것으로 보 인다. 한자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한나루'를 훈차자한 대진 또는 '한나루'를 음+훈차자하여 한진으로도 적은 훈차자한 이름의 사례다. ”라고 했다.

‘짱대꼬젱이'(방언)에 세워진 최초의
묵호 화장터
강의자료, 윤종대 회장DB
• 묵호 화장장 완성 보도
 (1941년 12월 19일 자 조선신문)
장대꼬젱이에 묵호 화장장 완성

‘장대꼬젱이’(방언지명)에 세워진 묵호 화장장 완성 보도자료로 소개했다. 내용은 “[묵호] 묵호항에 대한 화장장 설치 문제는 긴 세월 요망의 문제가 되어 왔지만, 김산(김재기) 면장 책임아래 설치 운동에 노력하여 본 면 대진리에 750 원의 경비로 300평의 가 화장장을 설치하게 되고, 이즈음 8척 노면의 자동차 도로 까지도 완성을 보게 되었지만, 경비는 일반 유지의 기부로 모금하게 되었고 특히 경철 묵호지점장 사사키 씨가 특별히 은혜를 베풀어 다년 숙망의 화장장은 완성을 보게 되었다. “는 1941년 12월 19일 자 조선신문 보도 내용이다.

노을포럼 강의중, 사진_조연섭
윤종대 회장 인사말, 사진_조연섭
오종식 동해문화원장 인사말, 사진_조연섭
• 나가는 말

윤 회장은 땅 이름의 가치를 "땅 이름 속에는 그 땅에 터 잡고 살았던 사람들이 함께한 자연, 환경, 역사, 문화, 산 업, 종교, 풍습, 언어 등의 모든 생활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에 화석과 같은 귀 중한 문화유산이다."라고 정리했다. 기존 단순 지명 해설로 기록된 지명지와는 달리 이야기로 풀어가는 땅 이름을 공부하면서 우리 풍습과 문화 등 생활상이 담겨 있음을 확인했다. 주제강의 2편이 기대되는 주제강의였다. 참고로 윤 회장은 올해 80세 고령에도 불구 지속적인 지역학연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올해 노을포럼 첫 주제로 발표한 <동해시 땅 이름이야기>는 최종 탈고를 거쳐 오는 2월 80세 산수연을 기념해 개인이름으로 직접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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