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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Feb 29. 2024

[기줄다리기] 술비놀이를 아시나요?

77. 매거진 동쪽여행

술비통, 술비놀이, 술비통 노래?
술비통으로 새끼줄 만들기, 사진_조연섭
술비놀이

삼척지역의 대표적인 민속놀이 기줄다리기를 하기 전, 기줄을 만드는 과정이 점차 놀이로 변모하였는데 이를 술비놀이라고 한다.술비놀이는 1973년도 3월에 제2회 삼척고유민속 기줄대회에서 처음 재현되었다. 이 놀이 과정에서 놀이꾼들은 “에헤야 술비야 술술 술비야, 달이 뜨네 달이 뜨네 정월보름 다가왔네”라는 술비노래를 부르면서 기줄다리기에 사용할 줄을 튼다

술비통

술비통은 큰 기줄을 만드는 기계다. 줄을 꼬거나 트는데 필요한 틀이다. 술비통의 뜻에 대해서 삼척 지역 제보자들은 수술통 구멍으로 줄이 술술 나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즉 줄을 틀면 기줄이 술술 또는 슬슬 비벼져 나가는 모양을 딴 것이라고도 한다.

술비통의 구조

술비통의 틀 구조는 줄 세 가닥이 동시에 단단히 꼬일 수 있도록 세 개의 구멍이 있다. 두께 35㎝ 가량의 송판으로 만들며, 그 직경이 3050㎝이다. 이 판자를 소나무로 된 받침 네 개가 엇대어진 위에 고정시킨다. 받침대 네 개는 밑 부분에 역시 세 개의 지름대로 떠받치고 줄이나 못으로 고정시킨다.


술비통의 크기는 마을마다 차이가 있다. 술비통을 놓고 기줄을 트는 과정은 한쪽에서 세 명이 각각 한 구멍을 통하여 짚이나 작은 새끼줄을 넣어 꼬면, 각 사람에게 짚을 대는 세 명 이상의 지역민이 보조해 준다. 이 반대편 곧 세 가닥이 동시에 꼬이는 곳에서는 여러 지역민이 일렬로 서서 세 구멍에서 나온 줄을 모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며 단단히 틀면서 꼬아간다. 이때 탄탄하고 질긴 기줄을 만들기 위하여 ‘ㄹ’ 자 모양의 곰배를 줄에 끼워 돌리면 긴 줄이 죄어든다.


실제로 줄을 틀게 되면 처음 짚을 대어서 직경 5㎝ 가량의 줄이 틀어지고, 그러한 줄이 세 가닥 만들어지면 다시 술비통에 넣어 꼬면 세 배 가량인 15㎝인 줄이 된다. 또다시 이 15㎝ 가량의 줄 세 개를 구멍에 넣어 돌리면 45㎝ 가량의 기줄이 만들어진다. 이를 더욱 큰 술비통에 넣어 돌리면 더욱 큰 줄이 될 것이다. 이 4560㎝ 가량의 기줄이 각 마을마다 만들어지게 되면 그 길이는 60100㎝ 정도가 된다.

술비통 노래

줄 꼬는 과정은 보통 ‘술비하는 동안’이라고 칭하는데 이 과정에서 <술비통노래>를 부른다. 한 사람이 메기면 그밖에 줄 꼬는 사람들과 그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은 <술비통노래>의 후렴인 ‘에헤야 술비야’를 후창 한다. <술비통노래> 각 편에서 기줄다리기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술비를 끝내고 난 다음 완성된 줄을 어깨에 매고 지역민은 ‘어화’, ‘어화’라는 소리를 반복하면서 일종의 지신밟기를 하며 주위를 돈다. 일종의 길놀이인데 ‘어화’, ‘어화’라는 소리는 기쁜 마음을 나타내는 노래 후렴 혹은 구호로 임금이나 신에 대한 감사와 영광을 외치는 말이다. 각 마을마다 술비통 행사가 끝나면 기줄을 대보름날 아침에 기줄다리기를 하는 곳으로 갈 때까지 마을의 신성한 터나 서낭당 주변에 모셔 두었다.


새끼줄 세 가닥이 모여 더 굵은 줄이 되고 다시 세 가닥을 한 줄로 만드는데, 지름 한 뼘, 길이 50발 (약 100m) 이상의 줄을 만들게 되는데, 이때 장단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데 이를 "술비통노래"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든 마을 줄을 주민들이 어깨에 걸고 농악대를 앞세워 삼척시내까지 와서 한바탕 놀고 사대 광장에서 모두 모아 줄을 만드는데 전문 역군들 이 삼척 기줄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 마을 줄을 기본 줄로 하여 용두, 용줄, 기술, 꼬리줄, 옹이로 구성되게 만들어 용줄에 칡줄을 삽입하는 형태로 만들어진 줄은 당시 삼척도호부에 소속된 12개 면이 용두와 용줄을 돌아서 반대편으로 나오면 이 기줄 을 당길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삼척문화예술화관 앞 앞 광장과 삼척해변 등에서 정월대름제로 매년 대보름을 전후해 삼척정월대보름제로 개최하고 있다. 축제의 킬러콘텐츠는 기줄다리기이며 술비통은 기줄을 생산하는 기게로 보면 되며 이때 기줄을 꼬면서 부르는 노래는 술비통노래다.

기줄다리기 준비 포토존 타임, 사진_조연섭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사진_ 조연섭 스토리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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