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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Jun 27. 2024

맨발로 웃음꽃 넘친다. 동해 '행복한섬'

62. 매거진_ 맨발 걷기

새벽의 찬 공기가 남아있는 동해 해변, 고요한 파도 소리가 배경음처럼 들리는 이곳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오늘은 '맨발 걷기 231일'의 아침이다. 평일 아침 만나는 한섬 해변의 풍경은 늘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만, 오늘은 유난히 특별해 보인다.

처음 등장 한 새벽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자

새벽 5시 15분쯤 해변에 들어서자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통기타를 연주하는 한 청춘의 모습이다. 그는 바위에 걸터앉아 기타를 튕기며 잔잔한 멜로디를 연주한다. 바다와 어우러진 그의 음악은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해변을 찾은 맨발러들에게 잠시나마 평온함을 선사하고, 통기타 소리와 함께 오늘의 첫 햇살이 동해의 수평선 위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해가 길어지면서 점점 걷기의 시작 시간은 빨라진다.
멍 체험 시민과 맨발러의 모습은 낭만스럽기까지 하다.
맨발 걷기는 사랑도 이어줍니다.

조금 떨어진 앞쪽에서는 한 부부가 손을 꼭 잡고 맨발로 해변을 걷고 있다. 그들의 발자국이 모래 위에 선명하게 남는다. 가끔씩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행복해 보이며 발바닥에 닿는 시원한 모래와 파도의 촉감은 그들에게 젊음의 기운을 다시 불어넣어 주는 듯하다. 바닷바람에 날리는 중년 주부의 머리카락과 그의 부드러운 시선이 어우러져 로맨틱한 장면을 만들어 낸다.


밤새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운 친구들도 눈에 들어온다. 그들은 맨발로 모래사장을 누비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깔깔대고 있다. 이들에게 해변은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타임머신 같은 곳이다. 각자의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웃을 수 있는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해 보인다.


오늘은 특별히 필자가 몸담고 있는 문화원의 임승규 이사께서 맨발러에 동참한 날이기도 하다. 해가 서서히 떠오르며 동해의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장엄한 일출을 바라보며 오늘도 맨발 걷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맞이한다. 이들은 매일 아침 이곳에서 맨발로 걸으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개인적으로 맨발 걷기 231일째를 맞이한 오늘, 그들은 변함없이 이곳에 모였다. 해변을 걷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담긴 각자의 이야기는 오늘도 새로운 추억이 되어 모래 위에 새겨진다.


동해 한섬 해변의 맨발 걷기, 그  걷기 속에는 많은 의미와 감동이 담겨 있다. 통기타의 청춘, 손을 잡은 부부, 웃음꽃을 피우는 친구들, 그리고 장엄한 일출까지,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동해 해변을 특별하게 만든다. 오늘도 이곳은 행복한 섬이 되었고, 내일도 또 다른 행복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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