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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야학, 동해 보민속 ‘보역새놀이’ 응원해

115. 동쪽여행

by 조연섭
보와 목두, 그들의 민속 이야기

동해의 농업유산 '홍월보'와 성장해 온 보민속 ‘보역새놀이'가 2024년 강원민속예술축제에 동해시를 대표해 출전하기 위해 매주 목요일 밤마다 야학을 이어가고 있다. 숨이 턱턱 막히는 폭염 속에서도 주민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마을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다.


22일 저녁, 동해의 삼화초등학교 체육관에서는 마을 민속 과장 전개에 따른 목신제와 입장을 시작으로 산일목두놀이, 보쌓기, 두레 화합에서 퇴장굿까지 놀이과장 중 일부를 몇 차례 반복했다. 목두 놀이에서는 목두소리가 울려 퍼졌고, 너무 베기 등 산일에서는 강원도 아리랑을 삭제하고 새로운 목소리 인물로 투입된 어르신이 제목 모를 산소리를 함께 구성지게 불렸다. 이어진 목두소리는 그들의 전통과 삶의 고단함을 담아낸 소리였다. 소리를 듣는 순간, 현장에 참여했던 오종식 동해문화원장, 김형대 삼화동행정복지센터 동장, 황인옥 통장협의회 회장, 최준석 문화원 자문위원장 등은 당시를 상상하며 그들의 삶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임웅수 연출자는 이번 보역새놀이는 “첫 출연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동해문화원, 마을 통장협의회 소속 통장 등 도움으로 기관 단체와 협의가 잘되고 있다. 오늘은 인원이 드디어 53명으로 목표치에 달하게 됐다며, 참여해 주셔서 고맙고 열심히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폭염 속에서도 함께 해준 마을 민속단 단원 여러분이 동해 삼화동의 미래라고 말했다. 연출자의 목소리에는 깊은 애정과 자부심이 묻어났다.


어쩌면 이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삶을 지키고,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일 것이다. 목두 놀이에서 목두소리를 내는 순간순간, 그들은 그들의 조상과, 그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 속에서 힘을 얻는다. 소리가 중심인 민속에서 함께 부르는 소리로 하나가 되고, 그들의 삶의 고단함을 서로 위로한다.


폭염 속에서도 야학을 이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구슬땀을 흘리며 전통을 이어가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소중한 가치를 상기시켜 준다. 그들의 구슬땀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그들의 전통을 지켜나가고, 그들의 미래를 만들어간다.


이들의 이야기는 동해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이야기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그들의 목두소리가, 그들의 아리랑이,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본다.


동해의 홍월보와 보민속 보역새놀이, 그리고 그들을 지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의 이야기는 오늘도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그들 목소리와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그들의 전통이, 그들의 삶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들의 미래가, 우리의 미래가 동해 삼색 삼화를 밝게 빛내기를 기원한다.

보역새놀이 야학현장
사진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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