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맨발 걷기
24일 토요일 아침, 동해 망상해변에서 요가랑 맨발 걷기가 시작됐다. 아침 공기를 마시며 해변을 따라 걷는 이들은 모두가 이른 아침 요가랑 걷기, 위크앤드 클래스를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다. 그중에는 매주 이곳을 찾는 단골도 있었고, 오늘 처음 발을 들인 새로운 얼굴들도 보였다. 그들은 바닷바람을 가슴 가득 채우며, 눈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와 함께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모래의 감촉을 느끼고 있었다.
맨발 걷기 동해클럽의 모토는 “자발적이고 지속적이며 깊이 있는 여가활동”이다. 동해의 망상해변에서 맨발로 걷는 것은 개인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과정이다. 이들은 발바닥을 자극하기 위해 모래 위를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아래 펼쳐진 망상의 모래밭을 밟으며, 각자 간직한 꿈과 목표를 되새기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시간이다.
특히, 망상이라는 지명은 흥미롭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잘못된 생각'이라는 의미의 망상이 아닌, '상서로운 꿈을 이루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송강 정철이 사랑했던 소복을 찾아 망상에 쓴 시 ‘망상’에서 비롯된 이 이름은,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찾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망상해변에서 시작된 걸음은 그 자체로 상서로운 꿈을 이루기 위한 첫발이다.
이날의 맨발 걷기는 요가와 스트레칭으로 시작됐다. 강원대 레저스포츠학과 김나경 박사 지도의 요가는 몸의 이완과 마음의 안정을 동시에 가져왔다. 걷기 전 몸을 풀어주며, 맑은 정신으로 해변을 마주하게 했다. 걷기 시작한 후, 발끝에서 전해지는 감각은 신선했다. 해변의 모래알 하나하나가 피부를 스치며, 자연과 하나 되는 기분이었다. 바람 소리, 파도 소리, 그리고 발끝에서 느껴지는 모래의 부드러움은 모든 걱정과 스트레스를 잊게 했다.
이른 아침의 망상해변은 여느 때와 다른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해변을 따라 걷는 이들의 발자국은 곧 사라질 것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자신만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매주 이곳에 모여 걷는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각자가 간직한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것이다.
망상에서 대진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따라 걷는 모든 이들에게 망상은 상서로운 꿈을 이루는 출발점이며, 맨발 걷기는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맨발 걷기 동해클럽의 멤버들이 매주 이곳에 모이는 이유는, 스스로의 꿈을 확인하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을 내딛기 위함이다.
바닷바람이 살랑거리는 아침, 망상해변을 걸으며 꿈을 향해 걸어가는 이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가볍고 힘차다. 맨발로 모래를 밟는 순간, 그들은 망상이라는 이름처럼 상서로운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었다.
사진, 영상_ 임인선, 조연섭
맨발 걷기 동해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