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맨발 걷기
속초의 영랑호 황톳길은 맨발러들에게 환영받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는 공간이다. '맨발 걷기 동해클럽' 주말 프로그램 ‘요가랑 걷기, 위크앤드 클래스’ 8월 4주 휴일 시간은 맨발 걷기 지압훈련 겸, 여행의 하나로 이곳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영랑호 황톳길은 최근 개장한 이후, 속초 시민들뿐 아니라 전국의 맨발 걷기 애호가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이날 맨발 걷기는 맛집과 명소 방문, 토론 등 다양한 만남으로 진행됐다. 맨발러들이 서로의 발걸음을 맞추며 황톳길을 걸어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자, 자연과의 교감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효과에 만족한다며 밝게 미소 지으며 행복하게 걷는 시민들, 책을 읽으며 조용히 사색하는 할머니, 걸음을 멈추고 발에 묻은 진흙을 수시로 제거하고 황토로 만든 볼장을 체험하고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 그리고 굉음을 울리며 큰 장비를 어깨에 메고 떨어진 낙엽을 정리하는 환경미화 종사자들, 모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연을 만끽하고 있었다.
속초시 관계자들의 제계적인 황톳길 관리 모습 또한 감동적이었다. 이들이 정성껏 가꾸는 황톳길은 많은 이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의 헌신 덕분에 이곳은 맨발러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남기는 공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걷기를 마친 동해클럽 회원들은 학사평 순두부마을로 이동 아침 점심을 겸한 아점을 즐기며 모두가 이곳의 정겨운 맛을 나눌 수 있었다. 식사 후 속초의 또 다른 명소인 ‘칠성조선소’를 둘러보며 지역의 근대문화와 역사의 현장이 시대적 정신을 만나는 순간을 목격했다. 칠성조선소는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채, 이제는 공간 재생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느낀 감정들은 그낭 지나칠 수 있었던 공간이 사람을 만나 새로운 문화가 된 사실이며, 과거를 추억하며 그리운 시간을 되새기게 했다.
곳곳 이동하는 자리에서 회원들은 각자의 소감을 발표하며 하루를 정리했다. 김나경 강사는 “환경도 시설도 좋지만 황토볼장을 걷는 경험은 이전 운동과 걷기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가장 효과를 본체험이었”라고 전했다. 황토의 부드러움과 따스함이 발바닥을 자극하며 전해지는 감각은 일상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맨발러 최수진 씨는 “화랑 영랑이 이름을 붙인 이후, 화랑들의 수련장으로 이용된 영랑호는 자연과 시설이 조화롭게 조성된 친환경적인 맨발로드였다”며, 자연 속에서 화랑정신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음을 강조했다.
영랑호 황톳길은 자연의 숨결이 살아있는 장소이며,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공간이다. 맨발러들의 발자국은 그들의 흔적이자, 자연과의 교감의 상징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연과 사람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속초의 영랑호 황톳길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것이다.
사진_ 조연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