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맨발걷기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던 14일 아침, 맑은 바다와 갈매기 소리가 어우러지는 동해 망상명사십리 해변일원에서 진행된 추석 특집 맨발 걷기 번개에 참여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의 발은 딱딱한 신발에 갇혀 자연과 교감을 잃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추석연휴 첫날아침, 고래꼬리 광장에서 시작된 ‘맨발 걷기 번개‘는 이러한 현대인의 삶에 자연의 힘을 다시 불어넣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했다.
김나경 체육학 박사의 맞춤 요가로 몸을 이완한 후, 참가자들은 바닷가를 따라 남쪽 대진까지 약 6km의 여정을 왕복했다. 바닷물에 발을 담근 채 지구와 접지를 경험 했다. 접지 효과는 우리 몸이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며,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자연 힘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체력에 맞춰 거리를 조절하며 무리하지 않도록 했고, 신체적 건강과 더불어 마음의 여유도 찾게 해 주었다.
갈매기의 울음소리와 바다의 리듬에 맞춰 걸음을 내딛는 회원들의 모습은 자연 속에서 인간 본연의 순수함을 되찾는 듯했다. 특히, 처음 이 활동에 참여한 언론인 최인헌 씨의 소감은 맨발 걷기의 순수한 매력을 잘 표현해 주었다. "처음 걸었지만 느낌이 좋다. 건강에 좋을듯한 예감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맨발 걷기는 몸과 마음을 모두 치유하는 웰니스 활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바다는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준다. 그 광활함과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삶의 여러 순간을 닮았다. 그 속에서 맨발로 걸으며 자연과 소통하는 시간은 우리의 내면을 정화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기회다. 맨발 걷기는 현대인의 삶에서 자주 잊히는 자연과의 조화를 다시금 상기시키며, 삶의 단순한 기쁨을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참여자들의 맑은 영혼이 해변 위에서 반짝였던 그 순간, 바다는 그들과 하나가 되어 서로를 감싸 안았다.
이러한 활동이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져,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의 소통을 통해 건강과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사진_ 임인선•조연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