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폰카시
새벽은 아직 어둠의 품에 안겨
파도 소리는 속삭이듯 귓가에 머물고,
나는 맨발로 모래 위를 걸으며
시간의 결을 따라 발자국을 남긴다.
은하수의 빛, 하늘에 흐르며
별들이 속삭이는 밤의 끝자락에서
여명은 첫 빛을 품고 고요히 다가온다.
바다와 하늘, 그 경계는 흐려지고
빛과 어둠이 맞닿은 순간이 열린다.
차가운 모래는 내 발을 깨우고
은빛 물결은 조용히 춤을 추며
수평선 등대 불빛은 나를 향해 손짓한다.
여명의 노래가 바다 위를 물들이고,
빛과 어둠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이곳, 추암의 새벽.
그 속에서 나는 작은 존재일 뿐,
그러나 무한한 우주와 연결된 그 느낌,
발끝에서 전해지는 세상의 맥박 속에
나는 비로소 온전히 깨어난다.
빛과 어둠이 춤을 추는 이 순간,
걸음마다 새겨진 것은
더 이상 발자국이 아닌
영원히 흐르는 시간의 숨결.
은하수와 여명의 조화 속에,
나는 이 바다와 하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