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연섭 Oct 08. 2024

[폰카시] 동해를 여는 추암의 아침

8. 폰카시

새벽은 아직 어둠의 품에 안겨

파도 소리는 속삭이듯 귓가에 머물고,

나는 맨발로 모래 위를 걸으며

시간의 결을 따라 발자국을 남긴다.


은하수의 빛, 하늘에 흐르며

별들이 속삭이는 밤의 끝자락에서

여명은 첫 빛을 품고 고요히 다가온다.

바다와 하늘, 그 경계는 흐려지고

빛과 어둠이 맞닿은 순간이 열린다.


차가운 모래는 내 발을 깨우고

은빛 물결은 조용히 춤을 추며

수평선 등대 불빛은 나를 향해 손짓한다.

여명의 노래가 바다 위를 물들이고,

빛과 어둠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이곳, 추암의 새벽.

그 속에서 나는 작은 존재일 뿐,

그러나 무한한 우주와 연결된 그 느낌,

발끝에서 전해지는 세상의 맥박 속에

나는 비로소 온전히 깨어난다.


빛과 어둠이 춤을 추는 이 순간,

걸음마다 새겨진 것은

더 이상 발자국이 아닌

영원히 흐르는 시간의 숨결.

은하수와 여명의 조화 속에,

나는 이 바다와 하나가 된다.

추암해변, 사진 _ 조연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