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동쪽여행
동해 삼화 보역새놀이와 공동체의 힘
제30회 강원민속예술축제가 열리는 삼척종합운동장이다. 26일 펼쳐진 동해 삼화 보역새놀이 경연은 300년 역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사라져 가던 민속을 복원한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아랫마을과 윗마을의 보싸움은 끝났다. 경연을 끝내고 식사장소에서는 마을의 리더 2인의 러브샷으로 갈등을 푸는 모습도 보여, 이 놀이의 테마는 마을 간의 대립을 넘어서 화합의 중요성을 상징하고 있었다.
최근 인구소멸로 인해 많은 마을들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삼화동의 70여 명이 보여준 단결된 모습은 우리 사회에 큰 감동을 주었다. 마을 공동체가 하나 되어 만들어낸 이 문화의 힘은 정치, 사회, 경제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극복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음을 직접 체험하게 해 주었다.
보역새놀이를 준비하며 동해 삼화동 주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연습한 시간들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이는 한 마을의 전통을 지키는 활동보다 공동체의 결속과 지역 사회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컸다. 그 결과는 27일 삼척종합운동장에서 멋진 경연으로 펼쳐졌고, 28일 발표될 민속예술축제의 결과는 그 성과에 맡겨진다.
하지만 결과에 관계없이 삼화동이 보여준 것은, 그 자체로 이미 큰 승리였다. 사라져 가는 전통과 마을을 되살리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 통장협의회를 비롯한 기관, 단체, 향토기업 쌍용 C&E의 적극적인 관심,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다져진 ‘공동체의 힘‘이야말로 진정한 성과가 아닐까. 삼화동의 보역새놀이와 함께한 시간들은 그 누구도 쉽게 잊을 수 없는, 문화의 힘을 몸소 체험한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번 제30회 강원민속예술축제에 참가한 삼화동을 비롯한 강원도의 18개 시군 민속단 모두가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고, 나아가 그 문화를 통해 지역 사회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문화를 지키고, 그것을 통해 지역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공동체의 가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