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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Oct 03. 2024

노동요가 전하는 삶의 지혜!

129. 동쪽여행

“어떤 나무는 팔자가 좋아서, 경복궁 대들보가 되었고, 어떤 나무는 팔자가 사나워, 아궁이 재가 되었네 “

이 노동요 소절은 동해의 농업유산 홍월보와 340년 맥을 이어온 ’보역새놀이‘에서 보를 쌓기 위한 이성만 소리꾼 목도소리에서 나온 소절이다. 나무의 운명을 통해 인생의 희비를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경복궁의 대들보가 되어 영원히 기록될 운명을 지닌 나무와 달리, 아궁이의 재로 끝나는 나무의 운명은 마치 인간 세상의 불평등과 운명의 변덕을 상징하는 듯하다. 이 소절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을까요?

불평등의 재, 인생의 대들보를 찾아서!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각자의 위치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배경, 가족, 교육 등 여러 요소가 우리의 '팔자'를 만들어 간다. 그렇지만 이 소절에서 나무는 선택의 여지없이, 누군가에 의해 대들보가 되거나 아궁이 재가 된다. 인간의 삶도 때로는 이러한 무게를 짊어지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하나의 중요한 무기가 있다. 바로 '의지'다.


경복궁의 대들보로 쓰이기까지 나무는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내야 했다. 이는 끊임없는 시련과 환경의 도전을 이겨내고, 결국엔 그 가치를 인정받는 과정을 상징한다. 반면, 아궁이 재가 되는 나무는 순식간에 소멸되어 버린다. 여기서 우리는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순간적인 실패나 좌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배울 수 있다. 재로 변하는 순간조차, 그것은 또 다른 삶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인생에서 우리 각자는 대들보가 되고, 때로는 재가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상황에서 어떻게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지이다. 대들보가 되지 못한 나무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다른 방식으로 발휘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인간의 창의력과 유연성이 발휘될 때다.


이 노동요 소절은 우리에게 삶의 깊은 진리를 일깨운다. 모든 인생은 가치가 있으며,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 그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경복궁의 대들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겪는 모든 시험과 고난은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또한, 아궁이 재가 되더라도 그것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이야기이며, 그 어떤 순간도 소중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보역새놀이 목도소리 장면, 사진_ 조연섭
목도소리 라이브, 촬영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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