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연섭 Oct 12. 2024

블랙리스트 노벨문학상 교훈, 국민은 잘하고 있다!

134. 글소풍

2024년,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은 대한민국 문화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문학계를 뜨겁게 달궜다. 우리 사회가 겪었던 아픔과 모순을 되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순간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우리는 기억한다. 한강 작가가 이름을 올렸던 ‘블랙리스트’ 사건은 그야말로 상징적이다. 개념 없는 문화권력이 문화질서를 파괴하며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던 블랙리스트가 결국 국제 문학 무대에서 최고의 영예를 거머쥔 작가의 길을 막을 수 없었다는 역설적 아이러니가 이 안에 담겨 있다.

디자인_ 조연섭

블랙리스트 사건은 그 자체로 정치적 어리석음의 상징이었다. 예술가들을 사상적, 정치적 기준으로 분류하고, 그들의 창작 활동을 통제하려던 시도는 깊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예술은 결코 특정한 정치적 신념이나 권력에 구속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자, 인간이 가진 가장 자유로운 영역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는 기준도, 근거도 없이 예술가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그들의 작품은 지원에서 제외되거나 심지어 공연, 전시 등의 기회를 박탈당하기도 했다. 이같은 개념 없는 문화권력들은 지금도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고 K_컬처의 근간과 뿌리를 흔들고 있다.


한강 작가는 그중 한 명이었다. 작가는 고발보다는 그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인간의 깊은 고통과 상처를 다루는 문학을 썼을 뿐이었다. 그의 작품은 정치적 메시지를 담기보다 인간 본연의 감정과 존재에 대한 탐구였다. 그런데도 그의 이름은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무관한 길을 걸어야 했다.


그러나 시간은 그 모든 억압의 의미를 희석시키고, 진실을 드러낸다. 2024년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자로 발표된 것은 단지 한 작가의 문학적 성취를 넘어, 대한민국 예술계가 겪었던 억압과 그로부터의 회복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정치적 환경 속에서 수많은 예술가들이 불이익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을 멈추지 않았던 그들의 노력은 결국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오늘 꼭 큰 소리로 한마디 외치고 싶다. "국민은 잘하고 있다" 이 말속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정치권력은 예술가를 억압하려 했지만, 국민은 그러한 시도에 굴하지 않고 예술의 진정성을 지켰다. 문화의 가치는 특정한 정치권력의 손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집단적인 지혜와 의식, 그리고 예술가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인간의 고귀한 가치는 결국 빛을 발한다는 것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다시 한번 증명해 주었다.


이제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하나의 성과일 뿐, 끝이 아니다. 우리는 예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항상 경계해야 한다. 블랙리스트와 같은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예술가들이 정치적 억압 없이 마음껏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단지 예술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지켜야 할 가치다.


블랙리스트 사건은 예술의 자유를 억압하려 했던 부끄러운 과거지만,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예술의 가치는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강 작가의 수상을 축하하며, 우리는 예술의 진정한 의미와 그것을 지켜내려는 우리의 의무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