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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Nov 03. 2024

[축제] 네팔 이주민 ‘티하르 축제’ 엿보기!

138. 글 소풍

네팔 이주민들의 삶과 ‘티하르’ 축제

히말라야를 품은, 자연 속 숨겨진 보물 ‘네팔’의 전통축제 ‘티하르’가 열리고 있는 수원역 10번 출구 인근 카페 ‘나마스테’를 방문했다. 네팔 이주민들은 한국에 정착하면서도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잃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들이 큰 의미를 두고 있는 축제인 ‘티하르’는 네팔 전통을 지키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중요한 행사다. 네팔에서 가장 큰 명절의 하나로, 부와 번영, 가족 간 유대감을 기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축제다. 네팔 이주민들은 한국에 와서도 이 축제를 통해 고국문화를 함께 나누며, 현지 사회와 조화를 이루고자 한다.


2024년 티하르 축제는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총 5일간 진행되며, 각 날마다 기리는 대상이 다르다.


티하르는 락슈미 여신을 비롯한 힌두교의 신들에게 감사기도를 올리며 가족들의 장수와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 중요한 축제다. 특히 여자 형제가 남자 형제의 축복을 기원해 주는 축제로 잘 알려져 있다. 축제 마지막 날인 바이 티카(Bhai Tika)에 여자 형제가 남자 형제의 이마에 티카를 찍어주며 장수를 기원한다.


또한 티하르는 까마귀, 암소, 개 같은 여러 동물을 숭배해 대접하는 축제이기도 하다. 축제기간에 네팔 사람들은 색을 입힌 쌀, 모래, 꽃, 양초, 등불 등으로 집을 장식해 신들을 맞이하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고, 형제자매끼리 서로 선물을 나누고, 연을 날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나마스테에서 명절을 보냄, 사진 조연섭
어린이도 즐기는 축제, 사진_ 조연섭
즐거워하는 토펜드라, 사진_ 조연섭
카마르 박사와, 축제 연주단, 사진_ 조연섭

티하르 축제의 주된 목적은 네팔 공동체의 결속력을 다지고, 부와 번영을 기원하며, 사람과 가족,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다. 각 날마다 다른 신과 동물들을 기리는 이 축제는 인간과 자연, 가족, 형제자매 등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를 재확인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네팔 이주민들에게도 중요한 가치로 작용하며, 한국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도 고유한 정체성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된다.


필자가 방문한 2일 저녁은 셋째 날로 소와 부의 여신 락슈미를 기리며, 부와 풍요로움을 염원하는 날이다. ‘빛의 축제’로 부르는 티하르는 축제 기간 동안 집 안팎과 마을을 양초, 등불 등으로 환하게 밝히고 마리골드로 꽃 길을 만들어 신들을 맞이한다. 이날도 네팔 출신 이주 가족 올리 토펜드라(남, 32, 江原大學校 박사 과정), 올리 사우드 카마르(여, 36, 江原大學校 박사, 전북은행 근무) 가족이 운영하는 카페 ‘라마스테‘에 부족들이 모여 음식을 차리고, 전통악기와 노래로 돌아가며 선창하고 후렴을 다 같이 부르는 우리의 노동요 같은 음악과 음식, 돈으로 풍요를 기원했다.


넷째 날은 소와 소의 힘을 상징하는 언덕을 기리며 자연의 풍요로움과 인간의 노력을 상징하는 날로 마지막 다섯째 날은 바이티카(Bhai Tika)로 형제와 자매 간 유대를 기리는 날로, 자매들은 형제의 장수를 기원하며 전통적인 의식으로 5일까지 이어진다.


한국에 정착한 네팔 이주민들은 다양한 축제를 곳곳에서 개최해 왔다. 그러나 그들은 모든 부족이 함께하는 큰 규모의 축제를 개최해 네팔 문화를 알리고, 나아가 한국 사회와 더욱 긴밀한 교류의 기회를 원한다. 이를 위해 한국에서 추석 연휴 기간을 활용해 휴가를 내고, 다양한 지역의 이주민들이 모여 공동체 화합을 기리는 대규모 축제를 열고자 한다. 이 계획은 한국에 정착한 네팔 이주민 리더들이 모여 토론한 결과로, 문화 교류와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한 그들이 바라는 축제는 이주민 공동체의 화합도 중요하지만 한국과 네팔의 문화가 만나는 마음의 고향 같은 바다가 있는 도시의 장소성을 살린 멋진 휴가 보내기 축제를 바라고 있다. 문화기획자인 나는 그동안 각 장소에서 부족별 개최해 온 네팔 한국 이주민들의 축제를 한 곳으로 모으는 일과 마음의 고향 네팔이 축제의 중심으로 탄생하기를 적극 응원한다.

축제를 즐기는 네팔 이주민, 촬영_ 조연섭
락슈미_인도 신화에 나오는 여신. 라크슈미라고도 읽으며, 한국불교학회의 산스크리트어 표기법을 따른다면 라크쉬미가 된다. 락슈미란 이름은 산스크리트어로 '목표', '목적'을 뜻하는 '락샤(लक्ष)'에서 따왔으며, 락슈미는 '목표로 인도(引導)하는 그녀' 등 뜻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경전에서는 락슈미를 "락샤이이디 략슈미히"라고 부르는데 이는 락슈미가 인류를 끌어올려 상승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여신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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