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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Nov 24. 2024

동해메아리색소폰과 감동의 하모니, 손에 손잡고

147. 동쪽여행

시민 연대 감동의 하모니, 동해메아리색소폰 제4회 정기연주회

동해메아리색소폰 사랑 나눔 콘서트를 겸한 제4회 정기연주회가 23일 저녁 동해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연주회는 희망을 잃어가는 이 시대에 시민 연대와 공감의 힘을 보여준 의미 있는 자리였다. 동해메아리색소폰, 미르색소폰앙상블 등 연주자 50여 명이 이끄는 무대로 시작해 동해시민합창단, 통기타 동아리 F#, 너나들이 플루트 동아리 등 다양한 아마추어 음악 동아리가 함께 꾸민 협력의 장이었다. 마지막 대합창 곡인 ‘손에 손잡고’를 부를 때는 객석의 관객들까지 참여하며, 공연장은 하나의 큰 울림으로 가득 찼다. 사람들의 눈가에는 감동의 물결이 맺혔다.

사진, 동해메아리색소폰DB
음악을 통해 연결된 사람들

이번 연주회는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조성한 아마추어 음악 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진 무대였다. 장용국 교수 지도 아래 이뤄진 90분간의 공연은 전문 연주자가 아닌 시민들로 구성된 팀들이 만들어낸 성취였다. 특히 동해메아리색소폰 최차순 회장의 말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색소폰을 배우고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돈 없이도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눌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음악은 제 삶을 바꾸고, 이웃과 연결해 주는 다리가 되었죠.


회장은 음악이 개인의 취미를 넘어, 공동체를 결속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강력한 도구임을 보여준다. 시민들이 스스로 배우고 연습하며 만든 이 공연은 그 자체로도 지역 사회의 자발성과 연대 의식을 상징하는 시간이었다. 사회자로 참석한 필자는 “블랙리스트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가 스스로 생산하는 오늘의 생활예술도 언젠가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품이 되고 큰 힘으로 작용될 것이다. 오늘은 바로 그 시그널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시민의 연대로 빛난 대합창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곡 ‘손에 손잡고’에서 펼쳐졌다. 이 곡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의 공식 주제가로 전 세계에 한국의 희망과 연대를 알렸던 상징적인 노래다. 50여 명의 색소폰 연주자와 시민합창단, 플루트와 통기타 연주자들이 함께 어우러진 대합창은 경기침체, 인구소멸, 이상기후, 희망고갈 등 어려운 시기이지만 우리 한국 사람은 해낼 수 있다. 손에 손잡고 이 위기를 잘 극복하자는 사회자의 마무리 멘트와 함께 음악을 넘어선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관객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공연에 참여한 순간, 음악은 더 이상 무대 위의 소리가 아닌 모든 사람의 것이 되었다. 특히 어려운 시기에 서로 손을 맞잡고 극복하자는 메시지는 객석의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자발성과 연대의 가능성

이번 연주회의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전문 예술인이나 기관의 주도가 아닌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조성한 무대라는 점이다. 연주에 참여한 시민들은 악기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도 많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배우고 연습하며 음악으로 하나가 되었다. 특히 동해시의 다양한 동아리들이 협력해 이루어진 이 공연은 지역 사회 내 자발적이고 지속 가능한 예술 활동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공연 준비에 앞장선 유재민 강원민예총 동해지부장은 “이 공연은 음악을 연주하고 듣는 것도 좋았지만 추운 겨울과 친할 준비를 해야 할 시기에 우리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시간이었다”라며 감동을 전했다. 동아리 활동과 공연이 지역 사회를 연결하고 시민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지역 문화의 새로운 길

이번 동해메아리색소폰 제4회 정기연주회는 시민들이 음악으로 연대하고 감동을 나눌 수 있음을 증명한 무대였다.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며 봉사로 이어지는 과정은 개인의 취미 활동을 넘어선 삶의 전환점이 되었고, 이를 통해 더 큰 공동체의 결속을 이루어냈다.


문화적 소외와 정체성의 위기를 겪는 현대 사회에서, 동해시민들이 만들어낸 이 공연은 지역 문화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이루어진 감동의 무대는, 위기 속에서도 음악으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했다.


우정출연한 ‘F#’과 ‘너나들이플루트’ 등 출연진들은 의상까지 짙은 녹색의 깔맞춤으로 출연했다. 어쿠스틱 소리는 물론 시각적으로도 만족한 이날의 연주회는 “함께라면 더 큰 울림을 만들 수 있다”라는 메시지 그 자체였다.

[포토리뷰]사진_ 조연섭(스토리 크리에이터, 문화기획자)
손에 손잡고 LIVE, 촬영_ 동해메아리색소폰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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