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나를 지탱해 준 ‘자강불식’의 시간!

160. 동쪽여행

by 조연섭
나를 지탱해 준 ‘자강불식‘의 시간

2024년을 보내면서 한 해를 돌아본다. 사람에게 지친 시간이었으며 자강불식이 빛난 도전의 시간이었다. 관계의 무게는 때로 삶을 무너뜨리는 고통으로 다가왔고, 그로 인해 외로움과 소외감은 더 깊어졌다.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에서 남겼듯이 나 역시 그 시간을 고통의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 나는 고통을 자연과 지혜로 극복하고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하며 대학원 진학, 글쓰기, 맨발 걷기 같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렇게 찾은 혼자 서는 법은 내 삶에 새로운 행복과 성장을 안겨주었다.

디자인_ 조연섭

대학원 진학은 학문적 글쓰기와 문화예술 현장을 바라보는 눈을 높였다. 글쓰기는 내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고 세상과의 연결을 재구성하는 소중한 도구가 되었다. 글을 쓰며 나는 내면의 혼란을 정리하고, 스스로의 고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글은 나의 친구이자 위로자였고, 때로는 날카로운 스승이기도 했다.


또한, 해변 맨발 걷기는 자연과 교감하며 마음의 평화를 찾는 시간이 되었다. 차가운 흙과 모래, 바닷물의 감촉은 복잡한 생각을 잠재우고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발을 통해 느낀 자연의 온기는 내게 생의 단순하고도 강인한 본질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이 두 가지 도전은 내가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꼈던 고통을 내 삶의 중심에서 멀어지게 했다. 나는 더 이상 타인의 기대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해변 맨발 걷기 378일차

고통과 도전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그것은 곧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정신으로 이어진다. 스스로를 단련하며 쉬지 않고 나아가는 자세는 외부의 상처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나아가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는 힘이 되었다.


사람에 지쳤던 지난 시간은 결과적으로 나 자신과 마주하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를 스스로 깨달았다. 혼자서 걷는 법을 배운 시간은 더 이상 외로움이 아닌, 내 삶을 나답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타인과의 관계를 삶의 중요한 축으로 여긴다. 그러나 관계의 무게는 때로 우리의 삶을 갉아먹고, 행복을 앗아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관계에서 오는 고통을 극복하고 스스로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사람에 지친 경험은 비록 고통스럽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고통을 피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자신이 더 단단해질 수 있음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나 맨발 걷기처럼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통해 고통을 치유하고 삶의 중심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자신과의 시간을 통해 발견한 작은 도전들은 삶에 새로운 방향성과 의미를 부여한다. 관계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도 행복을 찾는 법을 배우는 것은 삶의 중요한 기술이다. 이것은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연결을 강화하는 과정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1년은 배려와 소통이 부족한 문화적 권력 구조와 불합리한 대우로 인해 어려움이 있어 사람에 지쳤던 고통의 시간이자, 나 자신을 단련하며 성장했던 행복의 시간이기도 했다. 글쓰기와 맨발 걷기 같은 작은 도전이 내게 가르쳐준 지혜는, 외부의 평가와 관계를 넘어 스스로와의 관계를 아름답게 가꿀 때 비로소 삶이 빛난다는 진리였다.

대학원 문화예술경영 전공자들의 밤

다가오는 새해에는 이 배움을 바탕으로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중심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길 바란다. 관계에서 상처받은 이들이 자신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혼자서도 충분히 빛나는 삶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고통 속에서도 스스로를 단련하며 삶의 방향을 잃지 않았던 나날들. 그것이 바로 나를 지탱해 준 자강불식의 시간이었다. 이제는 그 시간을 딛고, 더 단단한 나로서 을사년 새해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고통을 넘어 성장으로, 관계를 넘어 자신으로. 그것이 나와 우리의 내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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